[패럴림픽] '성화 점화' 서순석 "짜릿한 경험…'안경 선배' 고마워"

입력 2018-03-10 06:00
[패럴림픽] '성화 점화' 서순석 "짜릿한 경험…'안경 선배' 고마워"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 여자 컬링 스킵 김은정과 성화 공동 점화

"성화대에서 본 개회식장, 잊지 못할 것"

"원래는 남북 선수 공동점화…공동입장 결렬로 우리가 하게 된 것"



(평창=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의 공동 점화자로 나선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스킵 서순석(47·서울시)은 차분한 목소리로 "절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회식이 끝난 9일 늦은 밤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성화 점화 소감을 묻는 말에 "많이 떨릴 줄 알았는데, 떨리기보다는 위에서 본 개회식 광경이 신기하고 색달랐다"라며 웃었다.

서순석은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한 달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감동의 은메달을 딴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과 함께 성화 점화자로 깜짝 출연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은 두 사람은 꿈과 희망의 불씨를 옮겨 심으며 많은 감동을 자아냈다.



서순석은 패럴림픽 성화 점화 준비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남북 공동입장이 결렬되면서 김은정과 성화를 최종점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순석의 말에 따르면, 원래는 한국과 북한의 선수가 함께 성화를 최종 점화하기로 돼 있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서순석-김은정도 최종 점화 후보군에 포함되긴 했지만,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개회식을 단 하루 남기고 남북 공동입장이 결렬되면서 서순석과 김은정이 성화 점화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서순석은 "개회식 당일 점심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서게 됐다는 것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성화 점화 연습은 개회식 이틀 전에 한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성화를 붙일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라는 말에 "개회식 전날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불도 제대로 붙지 않아 애먹었다"라면서 "그래도 문제없이 성화 점화가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서순석은 함께 성화 점화에 나선 김은정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김은정 등 '팀킴' 멤버들은 컬링장에서 자주 마주치며 인사하던 사이"라며 "올림픽이 끝난 뒤엔 오늘 처음 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성화 점화를 하기 전 사람들의 눈을 피하려고 대기실에 있었는데, 김은정이 경기를 앞둔 휠체어컬링 대표팀을 위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귀띔했다.

서순석은 "강릉컬링센터의 빙질 상태와 빙판의 기울기 등 경기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라면서 "일방적인 관중 응원이 부담되지 않았는지 물었는데, 오히려 많은 힘이 됐다고 하더라. 안심됐다"고 말했다.

서순석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김은정 선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팀킴'의 기운을 받아 우리도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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