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북소리가 깨운 평창…전통·첨단의 어우러짐

입력 2018-03-09 22:21
수정 2018-03-10 09:45
[패럴림픽] 북소리가 깨운 평창…전통·첨단의 어우러짐

북·오방색·솟대 등 전통에 첨단 IT로 구현한 미디어아트 얹어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소녀가 허공 속에 손을 뻗자, 어둠이 내렸던 땅은 물고기와 짐승들이 살아 움직이는 바다로 바뀌었다.

순백의 땅에 들어선 소녀와 아이들이 함께 부른 노랫가락 '우리 가슴 속에도 빛나는 꿈이 있다네 별처럼'은 평창의 밤을 가득 채웠다.

9일 밤 강원도 대관령 벌판에서 펼쳐진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은 570명의 각국 선수들이 저마다 품어온 '가능한 꿈들'을 전 세계에 전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공연, 미술, 음악 등 전반에서 전통과 첨단의 융합이 두드러졌다.



개막을 알린 것은 의수의족 장애인인 신명진이 신명 나게 두드린 북소리였다.

승전고, 무고, 반고 등 다양한 전통북 연주와 반고를 치며 추는 반고무가 곧이어 펼쳐졌다.

이때 무용수들이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면서 오방색 꽃잎을 피워내는 모습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각국 선수단의 입장 피켓은 경사와 풍요를 기원하는 우리네 상징물인 솟대를 모티브로 했고, 무용수 의상도 전통 정재무 복식을 바탕으로 했다.

우리 전통문화와 패럴림픽 정신을 바탕으로 한 공연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것은 첨단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둔 미디어아트였다.



스타디움의 원형 무대는 얼어붙은 동강, 울산 반구대 암각화, 밤하늘 은하수 등으로 쉼 없이 바뀌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펼쳤다.

휠체어 퍼포머들을 비롯한 310명의 출연진이 디지털 기술의 도움을 받아 휠, 펄스, 파장 등으로 변화한 공연은 큰 감동을 자아냈다.

미술뿐 아니라 음악에서도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움이 돋보였다.

전통춤인 가인전에서는 허튼타령이 흥을 돋우고, 국악관현악 산조를 바탕으로 한 곡에 승전고, 무고, 반고, 서양 오케스트라가 더해졌다.

동강을 따라 태극기가 게양대로 이동하는 장면에서도 오케스트라 연주에 대금과 생황, 해금, 태평소 등 국악기들이 어우러졌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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