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트럼프-김정은 만남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
"미국 제재 등 압박·한국 외교적 노력 더해져 성사"
"트럼프-김정은-문재인 모두 윈-윈…곤란한 상황 다시 발생할 수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안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됐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양측이 충돌 직전의 상황에 있었다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알아야 할 내용을 5가지 항목으로 정리해 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 왜 이번 정상회담이 중대사건인가 =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최고 지도자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특사를 왕복시키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직접적으로 신뢰 구축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 포기를 대화 테이블에 올렸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있어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 잠재적 위험은 =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비핵화를 제안했다가 협상을 질질 끈 뒤에 약속을 저버리고는 했다.
한국과 미국을 향한 이번 접근과 관련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북한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여전히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관점에서 보자면 5월 북미 정상회담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북한 문제를 다뤄온 최고의 외교관들과 전문가들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다.
◇ 어떻게 진행됐나 = 이번 정상회담 소식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지만 수개월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수년간 미국은 김정은 정권에 각종 제재와 외교적 고립 등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해왔다.
이같은 가혹한 조치가 김정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낸 요인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화해의 손을 내미는 등 외교 프로세스의 선두에 섰다.
북미 정상회담 제안은 이번주 초 북한을 방문한 한국의 특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 누가 이익을 얻나 = 표면적으로는 모든 지도자들에게 윈-윈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만의 외교정책이 진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위신을 세우고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을 만나면서 국제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공적 외교에 따른 보상과 함께 수개월 전만 해도 충돌이 우려되던 한반도에서의 긴장 감소라는 혜택을 볼 수 있다.
물론 대화가 잘 진행되지 않으면 다시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성공 가능성은 =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체제의 합법성과 명망 등을 갖추는 계기가 되면서 성공으로 간주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좀 더 복잡한 방정식이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동안 미국의 공격에 대한 억지력으로 간주해 온 핵 프로그램을 순수하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이같은 약속을 할 수는 있지만 역사적으로 약속이 지켜진 적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1994년에도 북한은 지원에 대한 대가로 핵시설 동결 등을 약속했지만 2002년 북한이 은밀하게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기됐다.
2005년에도 북한은 다자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약속하고는 이듬해 핵 관련 첫 실험을 실시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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