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푸아레' 90년만에 파리런웨이 복귀…"화장품도 진출"

입력 2018-03-10 08:00
'폴 푸아레' 90년만에 파리런웨이 복귀…"화장품도 진출"

2015년 인수한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 명품 제조회사로 키우겠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 브랜드 '폴 푸아레'(Paul Poiret)가 파리 런웨이 오르며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5일 진행된 파리패션위크에서 폴 푸아레가 가을·겨울 컬렉션으로 첫선을 보였다고 10일 밝혔다.

풀 푸아레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유명 패션 브랜드다.

1904년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폴 푸아레에 의해 탄생한 폴 푸아레는 샤넬과 함께 1900년대 초를 풍미했다.

푸아레는 코르셋을 없애고 거들과 브래지어를 최초로 도입한 후 엠파이어 튜닉 스타일, 호블 스커트, 하렘 스타일, 미나렛 튜닉 스타일, 기모노 스타일 등을 유행시켰다.

그러나 샤넬과 달리 폴 푸아레는 1924년 브랜드가 매각된 후 1929년 하우스가 폐쇄됐다. 2015년 신세계가 인수하기 전까지는 상표권으로만 남아 있었다.

폴 푸아레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기로 한 신세계는 신세계 푸아레 대표에 벨기에 사업가 앤 샤펠을 임명했다.

샤펠은 이번 컬렉션 디렉터로 중국계 프랑스 디자이너 인이칭을 발탁했다.

샤펠은 "신뢰할만한 디자이너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했는데 인이칭은 최적의 선택"이라며 "그의 강한 정신력과 철학을 염두에 뒀고, 섬세함과 강한 정신력이 조화를 잘 이룬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선하고 젊은 감각을 원했다"며 "생동감 있고, 성공을 원하지만 어딘가에 얽매여있지 않은 사람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파리에서 쇼룸을 운영하며 전세계 거래처들로부터 납품 주문을 받고 있다.

폴 푸아레의 성공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장기적인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컬렉션 개발을 위해 500만 유로(약 66억1천200만원)를 신세계 푸아레에 출자했다.

지난 3년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프랑스 법인에 출자한 금액은 총 1천200만 유로(154억7천3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세계 푸아레의 누적 영업손실은 80억원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영역으로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해 '푸아레 보떼'에 대한 상표권도 출원했다.

폴 푸아레는 1911년 세계 최초의 향수 라인 '로진느'를 선보였다. 샤넬의 시그니처 향수 No.5보다 10년이나 앞섰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푸아레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푸아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명품을 수입하던 회사에서 글로벌 명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하우스 폐쇄 이후 90년만에 파리 런웨이에 복귀한 폴 푸아레에 대해 외신들도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푸아레 2018 리뷰 : 클래식을 재현할 수 있을까'라는 기사에서 "인이칭의 첫 컬렉션은 기분 좋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며 "인이칭은 예술적 감각에 상업성을 더해 다양한 스펙트럼의 여성들에게 어필할만한 컬렉션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코르셋으로부터 여성들을 해방했던 폴 푸아레가 약 90년 만에 파리 런웨이로 돌아왔다"며 "인이칭은 푸아레의 영혼을 디자인에 담아냈고, 이번 컬렉션은 완벽한 성공작이었다"고 극찬했다.

패션잡지 보그는 '적자(適者)의 재현 : 90년 만의 푸아레 복귀 과정은 어땠을까'라는 기사에서 폴 푸아레 브랜드의 시작부터 브랜드가 지닌 의미, 샤펠과 인이칭이 폴 푸아레를 브랜드에 어떻게 다시 담아냈는지를 심도 있게 소개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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