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주사로 '매개충' 없애 재선충병 잡는다
경기도 3년 시험서 검증…산림청, 전국 123곳 432㏊에 도입
(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병해 30년간 전국으로 확산, 산림에 큰 피해를 준 소나무류 재선충병 방제에 새로운 방법이 도입된다.
새로운 방제방법은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지난 3년간 시험을 거쳐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재선충병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5∼2017년 포천시, 광주시, 용인시 등 3개 시 도유림 소나무와 잣나무를 대상으로 살선충제 대신 살충제인 '티아메톡삼'을 나무에 주사했다.
이 살충제는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을 없애는 약제다.
재선충은 매개충 없이 스스로 이동할 수 없고, 매개충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소나무를 갉아먹는다는 것에 착안해 새로운 방법을 시험하게 됐다.
시험결과 살충제를 주입한 산림 내에서 매개충의 발생 빈도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의 경우 살충제를 주입한 산림에서는 매개충이 0마리, 대조구로 살충제를 주입하지 않은 곳은 156마리의 매개충이 발견됐다.
포천시도 전자의 경우 0.16마리, 후자의 경우 90마리의 매개충이 발견됐다.
살선충제와 살충제를 동시에 주입했을 때도 매개충의 발생 빈도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 산림환경연구소는 자체 연구사업으로 진행한 이 같은 시험결과를 산림청에 보고하고 전국 시책으로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산림청은 도 산림환경연구소의 건의를 받아들여 올해 전국 123곳 432㏊를 대상으로 매개충을 죽이는 예방 나무주사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동안 소나무류 재선충병 방제는 벌채, 훈증, 파쇄, 소각·매몰, 살선충제 예방 나무주사 등의 방법으로 이뤄졌다.
감염목 반경 20m 이내 소구역 모두베기 등 적극적인 방제로 피해 고사목이 줄긴 했으나 피해 지역이 확산하는 추세에 있는 등 완전 방제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새 방제법은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데다 나무를 갉아먹는 하늘소류에만 살충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재선충병 방제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 관계자는 "과거 국내 산림에 큰 피해를 줬다 박멸된 '솔잎혹파리' 방제 방식에서 살충제 주사 아이디어를 고안했다"며 "새로운 방법은 시험과정에서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조사돼 도입 때 재선충병 방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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