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미투운동 시조는 김학순 할머니"

입력 2018-03-09 16:53
수정 2018-03-09 18:02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미투운동 시조는 김학순 할머니"



여성 고위공무원 워크숍…"블랙리스트 만든 공무원 이해 안 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은 9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1991년에 김학순 할머니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고 밝혔다. 그게 미투운동의 시조"라고 말했다.

고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8월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의 만행을 공개했다.

지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인사혁신처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여성 고위공무원 첫 워크숍에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 전 장관은 2003∼2005년 2대 여성부 장관을 역임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61명의 여성 고위공무원들에게 "한국의 중요한 근간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자신만의 '데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위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라고 한다고, 공무원이 명단을 만들어 돌리고 줬던 걸 빼앗고 이런 일을 어떻게 할 수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또 "시민사회의 변화를 알고, 소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 전 장관은 "아이스하키팀에 북한 선수를 포함하는 데 대해 별로 손해 볼 게 없다고 생각했다. 남북평화를 비롯한 많은 걸 바꿀 수 있기에 젊은이들이 반대할 거라고는 아예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이미 변화를 못 따라간 거다. 젊은이들의 흐름이 어디로 가는지, (불공정에 대한) 분노분출 이런 걸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젊은이들은 잘 설명을 하면 납득을 한다. 한 끗 차이다. 그 한 끗 차이를 만드는 건 공무원"이라고 당부했다.

지 전 장관은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뼛속 깊은 인권운동가이고, 페미니트스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며 "약속을 지키실 분이고, 한국이 유리천장 순위에서 29개국 중 29위 꼴찌를 하는 자존심 상하는 상황을 참고 넘어갈 분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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