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발레단 '지젤'로 맞대결…김기민 깜짝 출연
원본에 가까운 UBC vs 낭만성 강조된 국립발레단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UBC)이 낭만 발레 대표작 '지젤'로 봄 대전을 벌인다.
'지젤'은 요정과 윌리(결혼을 하지 못하고 죽은 처녀)와 같은 신비로운 존재,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떠다니는 영혼을 나타내기 위한 로맨틱 튀튀(발레 치마)와 포인트 슈즈는 '발레 블랑'(Ballet blanc·백색 발레)의 상징이 됐다. 2막의 군무는 백색 발레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장면이다.
◇ UBC의 지젤…'마린스키 왕자' 김기민 특별 출연
이 작품은 시골 처녀 '지젤'이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졌다 배신당한 충격으로 죽지만, 유령이 되어서도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알브레히트를 지켜주는 내용이다.
1841년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다. 시인이자 발레 평론가였던 테오필 고티에의 대본에 장 코랄리·쥘 페로가 안무한 게 첫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은 정작 러시아에서 꽃을 피웠다. 러시아의 전설적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수정 안무한 버전이 현재까지 우리가 보는 '지젤'의 기본형이 됐다.
오는 4월 6~15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UBC의 '지젤'은 이 프티파 수정본에 토대를 두고 있다.
1985년 국내 초연된 이후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헝가리 등지에서 공연되며 한국 발레단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지젤'은 세계 최정상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의 가세로 화제를 더한다.
2011년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두 달 만에 주역 발탁, 2015년 수석무용수 승급, 작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상 수상 등으로 한국 발레리노의 이정표를 새롭게 쓰고 있는 무용수다.
김기민은 같은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예카테리나 오스몰키나와 객원 출연한다.
이 밖에 강미선-이동탁·콘스탄틴 노보셀로프, 홍향기-이현준, 조이 워막-마밍 등의 조합을 감상할 수 있다. 1만~10만원. ☎070-7124-1737
◇ 매진 열풍의 국립발레단 '지젤'…섬세한 프랑스 버전
오는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전 부예술감독인 파트리스 바르가 안무한 버전이다.
2002년 러시아 버전의 '지젤'을 공연했던 국립발레단은 2011년부터 프랑스 버전의 '지젤'을 선보이고 있다.
초연 당시 5일 동안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19세기 낭만주의적인 분위기를 온전히 살리면서 프랑스풍의 섬세한 춤과 드라마틱한 연기가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무용수들의 손끝과 발끝이 러시아 스타일과는 달리 부드럽게 떨어져 화려하다기보다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는 평이 많다.
'백색 발레'의 3대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2막의 군무는 숨 막힐 듯한 아다지오(느린 춤)가 강조된 러시아 버전과 달리 정중동(靜中動)이 조화된 단아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온 아름다운 의상과 무대도 관객들이 좋아하는 요소다.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박슬기-이재우, 김지영-박종석, 김리회-허서명, 한나래-김기완 등이 출연한다. 5천~8만원. ☎02-587-6181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