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남북정상회담 이어 5월 북미정상회담…한반도정세 '대반전'
김정은 "조기에 만나고 싶다"…트럼프 "좋다 만나자…5월안에 만나기로"
정의용, 백악관서 트럼프 만나 김정은 '비핵화 의지' 구두메시지 전달
문 대통령 "5월 북미정상회담, 한반도 평화 역사적 이정표…비핵화 본궤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장소로 '판문점' 부상…북미, 채널 복원해 정상회담 준비
문 대통령, 북미정상회담 앞서 남북정상회담 준비 착수…준비위원장에 임종석
문 대통령, 주변국 지지 확보 위해 중국·일본·러시아에 특사 파견 계획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남북이 4월 말 정상회담을 갖는 데 이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5월 중에 열린다.
이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일촉즉발의 대립과 긴장 구도를 이어온 한반도 정세가 대화국면으로 급속히 반전하게 됐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발표했다.
6·25 전쟁 정전협정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대북 특사로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오후 4시15분부터 45분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1D5E9DE9B0017AAF6_P2.jpeg' id='PCM20180227000190044' title='정부 '중재외교' 본격화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caption=' ' />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을 전했다.
정 실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한 뒤 "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히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물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조심해야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우리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좋다. 만나자"고 수락 의사를 표시하고는 정 실장에게 "한국 대표의 이름으로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 실장은 두 시간 동안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무실에서 미국 측과 발표문안을 조율하고 합의한 뒤 이를 백악관 본관 앞에서 발표했다.
정 실장의 방북결과 설명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맥매스터 보좌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지나 하스펠 CIA 부국장 등 12∼13명이 배석했다.
<YNAPHOTO path='PYH2018030621650001301_P2.jpg' id='PYH20180306216500013' title='대북특사단 귀국 [연합뉴스 자료사진]' caption=' ' />
북미 정상간 대화를 중재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본격적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며 "5월 회동은 훗날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결단 내려준 두 분 지도자의 용기와 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은 남북한 주민, 더 나아가 평화 바라는 전 세계인의 칭송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다뤄나가겠다"며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진척시키겠다"며 "오늘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관심과 애정을 표해준 세계 각국 지도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미국은 정상 차원의 의사교환에 따라 서로 특사를 파견하는 형식보다는 당국간 소통채널을 복원해 정상회담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미간에는 여러 가지 소통채널이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준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양국이 이미 서로의 의중을 확인한 이상 특사를 별도로 파견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YNAPHOTO path='C0A8CA3C000001629237B51000619FF_P2.jpeg' id='PCM20180309000077887' title='서훈·남관표' caption='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DB]' />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장소는 남북한 중립지대 격인 판문점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전협정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담을 한다면 이는 분단의 상징을 평화의 상징으로 바꾸는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며 "그러나 장소 문제는 안전 등의 고려사항을 감안해 북미 양국이 더 논의해봐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4월 말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지시하고 임종석 비서실장을 위원장에 임명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끌어내고 이를 남북한 합의사항으로 공식화함으로써 북미 정상이 생산적 결과를 도출하도록 이끄는 '사전정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주변국의 지지가 긴요하다고 보고 중국과 러시아, 일본에 특사를 파견해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정 실장은 조만간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서훈 국정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일부터 이틀간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rh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