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도 남성 편중… 세계 500대 부자 13%만 여성, 자수성가 1%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결과…사회 제약·위험회피 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여성들은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세계적인 여성 부자를 찾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여성들은 49.6%를 차지한다. 그러나 세계 500대 부호의 순위와 자산변동을 나타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로 보면 여성들은 세계 500대 부호 중 단지 12.8%를 기록하고 있다.
자수성가한 여성 부자들의 경우 훨씬 더 찾기 어려워 단지 7명에 그쳤고 그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자수성가형 남성 부호가 63%를 차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7명의 자수성가형 여성 갑부는 중국 3명, 홍콩 1명, 미국 3명이다.
지수 상으로 나타난 1조1천억 달러(1천176조 원)의 '기술 관련 부'(technology wealth) 중 여성들이 차지하는 것은 2% 미만이다.
기술산업 관련 억만장자들이 지난해에만 2천580억 달러(276조 원)의 부를 증대할 정도로 현재 부를 창출하는 최대 엔진은 기술산업인 실정이다.
현재 여성들이 세계적인 부자대열에 오르려면 많은 험난한 길들이 놓여 있다.
여성 기업인은 우선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창업 문화에 종종 직면한다. 이런 내용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차별을 폭로한 에밀리 창의 저서 '브로토피아'(Brotopia: Breaking up the Boys' Club of Silicon Valley)에 상세히 소개돼 있다.
창은 이 책에서 여성들이 컴퓨팅 일자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중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수는 2%에 그친다.
전 산업에 걸쳐 여성 기업인은 남성들보다 기업대출을 받을 기회도 적다.
여성들은 또한 남성들보다 리스크를 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UBS의 자산관리 책임자인 마라 하비는 설명했다.
하비는 "여성들은 부를 기회보다는 안전의 원천으로 인지하고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다"며 위험회피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 창출을 놓고 고정관념을 더 굳힐 수 있는 무의식적인 편견과 미묘한 사회적인 메시지들도 여성들의 기업활동을 가로막고 있다.
아시아에서 여성들은 통상 가계의 재정만을 담당할 뿐이다. 미국에서도 "부를 얻는 데 초점을 주는 것은 숙녀답지 않다는 관념이 있고, 돈에 동기부여가 되는 여성들은 금세 악인 취급을 받는다"라고 심리학자인 캐슬린 번스 킹스버리는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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