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한반도기 '독도 표기' 이견으로 패럴림픽 공동입장 무산(종합)

입력 2018-03-08 20:40
수정 2018-03-08 21:06
남북, 한반도기 '독도 표기' 이견으로 패럴림픽 공동입장 무산(종합)

한반도기에 '독도' 넣자는 주장 수용 않자 북한이 공동입장 거부

장애인체육회, 정치적 표현 금지한 IPC-일본과 관계 등 종합적 고려

개회식 때 남북 선수가 공동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로 합의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예정됐던 남북 선수단의 공동입장이 무산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8일 "북측과 협의한 결과, 개회식 때 남북이 공동입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일 저녁 8시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 때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지 않고 개별 입장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1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북한 선수 2명의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 출전과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을 승인함에 따라 지난달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처럼 남북이 나란히 입장할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한반도기 '독도' 표시 여부를 놓고 남북한의 의견이 갈렸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이 북한의 대표단장을 맡은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이날 오후 강원도 평창선수촌에서 만나 남북공동 입장 문제를 협의했는데, 북한은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철 위원장은 '독도를 한반도기에 표시하지 않는 것은 한민족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것이며, 일본이 분단에 책임이 있는 만큼 반드시 독도를 넣어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애인체육회는 독도 표시가 IPC의 '정치적 표현 금지' 조항에 어긋나고, 공동입장이 시작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사용한 독도 없는 한반도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2020년 하계올림픽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점도 고려했다.

2차에 걸친 회의에서 양측은 간격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개별 입장'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국은 49개 참가국 중 개최국으로 마지막 입장하며, 북한은 일본에 이어 입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명호 회장의 긴급 제안에 따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 처음 들어서는 성화 봉송 주자로 남북 선수가 나란히 나서기로 합의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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