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점령한 배스·블루길…빙어 등 토종 물고기 멸종 위기

입력 2018-03-11 09:37
호수 점령한 배스·블루길…빙어 등 토종 물고기 멸종 위기

10년간 403t 솎아냈어도 여전히 최상위 포식자…충북도 올해 40t 포획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도가 호수와 저수지를 점령한 외래어종 퇴치에 힘을 쏟고 있다.



도는 올해 1억5천만원을 들여 배스·블루길·강준치·붉은귀 거북 같은 외래어종을 솎아낼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어민들이 그물을 쳐 포획하면 해당 시·군을 통해 1㎏당 3천200원씩 주고 사들이는 방식이다.

수매한 물고기는 전량 사료나 퇴비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도는 이런 방식으로 2009년부터 작년까지 403t의 외래어종을 솎아냈다.

배스가 116t으로 가장 많고, 블루길·강준치가 108t·83t으로 뒤를 잇는다. 수매대금으로만 12억9천만원이 집행됐다.

배스와 블루길은 1970년대 미국에서 식용으로 들여왔다. 그러나 식탁에서 외면받아 강과 호수에 퍼져나간 뒤 강한 육식성을 앞세워 수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 상태다.

이들 어종이 점령한 호수에서는 붕어·잉어 같은 토착 어종을 구경하기조차 힘들어졌다. 한때 대청호 특산어종으로 자리 잡았던 빙어도 이들 어종에 잡아먹혀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충북도는 작년 6월 환경단체 등과 함께 대청호에서 외래어종 퇴치행사를 벌여 1시간여 만에 40㎏의 배스·블루길을 잡아냈다. 몇 차례 그물질을 통해 건져낸 양치고는 엄청나게 많다.

도 관계자는 "해마다 40t 이상 솎아내는 데도 개체수 조절이 잘 안 된다"며 "낚시대회 개최 등 포획방법을 다각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도는 올해는 산란철인 5∼6월 집중포획에 나서 퇴치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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