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고파도 운항선박 건조하고도 수개월째 낮잠…접안시설 미비

입력 2018-03-08 14:35
서산 고파도 운항선박 건조하고도 수개월째 낮잠…접안시설 미비

정부·자치단체 손발 안 맞는 행정으로 주민 불편·예산 낭비



(서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충남 서산의 오지 섬을 오가는 새 선박이 건조됐으나 정작 배를 댈 곳이 없어 수개월째 운항을 못 하고 있다.

8일 서산시와 대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대산청은 가로림만 내 구도항에서 고파도리를 운행하는 차도선 팔봉산호(105t)를 국비 17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건조했다.

이 선박은 고파도리를 기존에 운행하던 선박이 오래되고 낡아 새로 만든 것이다.

주민 불편 해소와 관광객 편의 등을 고려해 차량도 실어나를수 있도록 해 정원 75명에 차량 4대를 실을 수 있다.

그러나 팔봉산호는 건조 후 구도항에서 고파도리 항로를 몇 차례 시험 운행한 후 정식 운항을 하지 못한 채 구도항에 정박해 있다.

기존 성주산호(52t·50명 정원)는 고파도리 접안시설 이용에 문제가 없었지만, 팔봉산호는 배가 더 커지고, 차량을 실어 나르다 보니 이에 맞는 접안시설 보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산시는 열악한 재정형편 등을 들어 국비를 확보해 공사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지방어항인 때문에 국비확보가 안돼 대산청·충남도 등과 협의를 거쳐 뒤늦게 접안시설 보강계획을 확정했다.

시는 도비와 시비 등 12억여원을 들여 고파도리에 선착장 신설(30m)과 보강 공사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공사 준공이 이르면 올해 10월께로 예정돼 선박을 진수하고도 1년 가까이 운항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평소 선박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팔봉산호 설계 때부터 접안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산지방해양수산청에 건의했으나 예산 확보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최대한 빨리 공사를 마무리해 팔봉산호가 정상 운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산지방해양수산청 측은 "조선업계 불황 타개책의 하나로 지난해 급하게 예산을 배정받아 차도선을 건조하게 됐으나 접안시설에 대한 국비확보가 불발에 그치는 바람에 지자체 예산 등으로 후속 조치에 나서 결과적으로 운항에 차질을 빚게 됐다"라며 "접안시설 완공 전이라도 차도선 기능 없이 새 선박을 잠정 운항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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