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회동 대화록] ② 비핵화 해법

입력 2018-03-07 17:31
수정 2018-03-07 17:33
[靑회동 대화록] ② 비핵화 해법



◇비핵화 해법

▲ 유 공동대표 =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 문 대통령 = 남북대화를 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으니 이해해달라. 천안함 유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겁다. 그런 비극과 희생이 없이 우리 영토를 지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지금 회담을 추진하는 것이다.

▲ 문 대통령 = (특사단을 파견한 이유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판단을 들어봐야 했기에 가서 확인한 것이다. '비핵화와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북미대화가 필요하고 속도를 내야 한다. (동시에)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수 없다'는 우리의 의견을 설명해야 했다. 북측에서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김 위원장뿐이고, 그 판단을 들어봐야 했다. 특사단이 가서 (김 위원장의 판단을)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기대 밖으로 수용된 것으로 평가한다.

▲ 홍 대표 = 핵 폐기로 가야지, 잠정적 중단으로 가면 큰 비극으로 갈 수 있다.

▲ 문 대통령 = 우리는 핵을 용인할 수 없다.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다. 핵확산 방지나 핵 동결로는 만족할 수 없다. 핵 폐기는 최종 목표이고, 바로 핵 폐기가 어려울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핵 폐기 전 단계까지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이후에 어떤 프로세스로 가느냐, 과거 사례를 참고해서 가느냐 이런 부분은 우리가 모아야 할 지혜이고, 미국과 논의해야 한다. 아직 문턱을 넘지 않아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 홍 대표 = 이번 합의가 2005년 9·19 공동성명보다 실질적 내용 면에서 더 나은 게 없는 것 아닌가. 오히려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할 시간만 늘려준 것 아닌가.

▲ 문 대통령 = 2005년 9·19 공동성명은 실패한 모델이다.

▲ 유 공동대표 =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보낸 메시지 안에 3단계 비핵화 접근법 등 비핵화 관련한 중대한 제안이 있었나.

▲ 문 대통령 = 그러한 제안은 없었다. 북핵이 고도화돼서 앞으로 검증을 거치며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한미 간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해서 입구는 '핵동결', 출구는 '비핵화'라는 막연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 홍 대표 = 비핵화를 중심에 두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 문 대통령 = 당연하다.

▲ 홍 대표 = (남북합의에) 전제조건이 있는 것 아닌가. 언제부터 물밑 대화를 했나.

▲ 유 공동대표 = 우리가 북한에게 무엇을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이 있나.

▲ 문 대통령 = 절대로 이면 합의도 없었다. 북한 입장에서는 대화 시작만으로도 보상을 받는 것일 수 있다. 남북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제재 압박이 이완되는 것은 없으며, 선물을 주거나 하는 것도 없다. 남북 평화로 가는 것은 남북대화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미국과 긴밀한 협조를 얻어서 하는 것이다. 한미간에 일치된 입장을 가져야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유 공동대표 =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풀어선 안 된다. 대화 초기에는 제재와 압박이 더 중요하다. 구체적인 행동에 있어서 상호주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 문 대통령 = 걱정하지 마라. 특별히 정상회담과 대화를 위해 제재를 완화할 계획이 없다. 현재 북한에 대해 진행되는 제재와 압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와 미국의 독자적 제재다. 이 중 독자 제재에 있어서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재를 풀거나 할 입장이 아니다. 핵폐기와 핵동결, 미사일 문제, 비핵화 문제는 남북간 문제만이 아니라 북미간, 국제적 문제다.

▲ 홍 대표 =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한미연합훈련 이후 주한미군 철수론을 정당화하는 것 아닌가.

▲ 문 대통령 = 이번 조치는 (대화) 여건을 조성시키는 것이다.

▲ 유 공동대표 =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북측의) 의사를 받았나.

▲ 정 실장 = 김 위원장이 미국에 전달하는 내용을 받았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미국에 다녀와 공개하겠다.

▲ 조 대표 = 앞으로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탈 텐데, 여야 당 대표들에게 국정 파트너로서 미리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국정의 고비마다 만들어달라.

▲ 문 대통령 = 국회에서는 교섭단체끼리 모여도, 청와대에서 할 때는 오늘처럼 모두 이렇게 부르는 것으로 하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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