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박수근 넘었다…'소', 작가 최고가 47억에 낙찰(종합)

입력 2018-03-07 18:35
수정 2018-03-07 19:09
이중섭, 박수근 넘었다…'소', 작가 최고가 47억에 낙찰(종합)

7일 서울옥션 경매서 경합 끝에 팔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경매시장에 8년 만에 나온 이중섭(1916~1956)의 소 그림이 작가 최고가인 47억 원에 낙찰됐다.

이중섭은 국내 근현대 작가 중 김환기 다음으로 최고가 기록을 갖게 됐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열린 서울옥션 3월 경매에서는 이중섭 '소'가 현장과 전화 응찰자들의 경합 끝에 47억 원에 팔렸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소' 경매가는 이중섭 작품 중 최고 금액이다.

종전에는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 '황소'의 35억6천만 원이 최고가였다.

'소'는 2007년 경매에서 45억2천만 원에 낙찰된 박수근 '빨래터' 기록도 깼다.

최근 국내외에서 진행된 전체 경매가 순위(낙찰시점 기준 환율)로는 '고요(Tranquility) 5-Ⅳ-73 #310'(65억5천만 원), '12-Ⅴ-70 #172'(63억2천만 원), '무제 27-Ⅶ-72 #228'(54억 원), '무제'(48억6천만 원), '19-Ⅶ-71 #209'(47억2천만 원) 등 김환기 작품에 이어 6번째다.

이는 지난 수년간 김환기 등 추상화들이 휩쓸었던 미술 시장에서 이중섭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결과다.



이날 18억 원에 경매를 시작한 '소'는 싸우는 소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단독으로 그린 소 그림 중에서는 머리가 우측을 향하고 뿔과 이마, 바닥 등에 붉은 터치가 가미된 점이 특징이다. 붉은 터치는 격렬한 싸움으로 피를 흘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 왼쪽 상단에 '중섭'이라는 사인이 있으며 제작연도는 기재돼 있지 않아 추정하기 어렵다.

서울옥션 최윤석 상무는 "이중섭 소 그림은 우리 근현대 미술품 중 대표작을 하나 꼽을 때 들 만한 가치가 있다"라면서 "9점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소 그림의 대부분이 미술관에 소장된 만큼 시장에 나오는 일 자체가 흔치 않은 것도 최고가 기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매에서 김환기의 1957년작 '영원의 노래'(Les Chants Eternels)는 30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세로로 긴 화폭에 십장생 소재인 학과 달, 사슴, 구름, 산 등이 자유롭게 배치돼 있으면서도 균형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고려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양 문을 여닫을 수 있고 삼존불이 내부에 안치된 금동불감은 유찰됐고, 종이에 옻칠을 두껍게 발라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해 만든 임진왜란 이전 건칠보살좌상은 3억원에 낙찰됐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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