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가요금제 가입 확대·인터넷 설치비 인상 '논란'

입력 2018-03-07 16:48
KT 고가요금제 가입 확대·인터넷 설치비 인상 '논란'

대리점수수료 차등지급…인터넷 신규 설치비 2만7천500원으로 올려

'인센티브 도입·비용체계 현실화' 주장에도 고객불만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KT[030200]가 고가 요금제를 유치한 대리점에 더 많은 수수료를 주고, 고객에게 받는 인터넷 이전·설치비를 대폭 인상했다.

KT는 대리점에 동기를 부여하고, 비용 체계를 현실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고객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부터 요금제에 따라 대리점 관리수수료율을 차등화했다.

기존에는 요금제 상관없이 월 요금의 6.15%를 수수료로 대리점에 지급했지만, 이제는 월 3만원 미만 요금은 4.15%, 3만원 이상∼4만5천원 미만은 6.15%, 4만5천원 이상∼7만원 미만은 7.15%, 7만원 이상은 8.15%를 적용한다. 고가 요금제를 유치할수록 대리점이 받아가는 금액이 받아지는 셈이다.

고가 요금제에 더 많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SK텔레콤이 먼저 시작했다. SK텔레콤은 6%를 일괄 적용하다 작년부터 고가 요금제 가입 시에만 1∼2%포인트를 추가로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 상관없이 7% 요율을 적용한다.

KT 관계자는 "대리점이 성장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수수료 제도를 제시했다"며 "기존 일괄 수수료 체계와 신규 수수료 체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수료율이 차등화하면 대리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할 수 밖에 없어 자연히 소비자는 필요 이상으로 비싼 요금제에 가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KT는 최근 신규 고객의 인터넷 설치·이전비도 대폭 올렸다.

이달부터 KT 인터넷 가입자는 신규 및 이전설치 시 출동비 명목으로 2만7천500원을 내야 한다. 기존에는 신규 설치비가 2만2천원, 이전 비용은 1만1천원이었지만 앞으로는 신규와 이전 구분없이 단일 요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는 신규 설치비 2만원, 이전은 1만원이며, LG유플러스는 신규 2만2천원, 이전은 1만1천원∼2만2천원이다.

KT는 "1999년 이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설치비를 처음 올렸고, 인건비·유류비 등을 고려해 복잡한 요금 체계를 개선한 것"이라며 "설치비가 타사보다 비싼 것은 하도급 인력이 아닌 직접 고용하거나 계열사 인력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KT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의 실적 부진과 연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7% 급감했다. 25% 요금할인 영향에다 평창올림픽 비용과 인건비(성과급)가 늘어난 결과다. 더욱이 올해는 5G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실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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