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호 사고 2시간여만에 수중수색 2명 구조했지만…
해경, 의식 잃은 선원은 사망 판정…현장엔 강풍에 거센 파도
(통영·사천=연합뉴스) 이정훈 박정헌 기자 = 6일 밤 경남 통영 해상에서 쌍끌이 저인망 어선인 제11제일호가 전복될 당시 기상 상황이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쁜 기상 상황은 신속한 수색도 어렵게 했다.
6일 오후 11시 35분께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 좌사리도 남서방 4.63㎞ 해상에서 59t급 쌍끌이 저인망 어선 제11제일호가 전복됐다.
사고 어선에 탑승한 한국인과 베트남인 선원 11명 중 4명이 숨지고 4명은 실종됐다.
베트남인 선원 3명은 목숨을 건졌다.
사고가 난 경남 남해안 일대에는 사고 직전인 오후 11시부터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어업정보통신국은 15t 이상 어선은 풍랑주의보가 내려져도 출항해 조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 북동풍이 초속 14∼18m로 강하게 불었고 파고가 최고 3m에 이를 정도로 기상이 나빴다.
구조된 베트남인 선원 1명은 "처음에 뒤에서 큰 파도가 한차례 덮쳐 배가 심하게 요동쳤고 다시 파도가 오자 배가 그대로 뒤집혔다"고 진술했다.
전복어선 실종자 수색에 참여한 스카이호 낚시어선 선장 역시 "사고 현장에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높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해경은 악천후 외에 제11제일호가 전복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지점은 통영해경 전용부두가 있는 통영항에서 직선거리로 34㎞ 정도 떨어진 먼바다 영해 상이다.
통영해경은 오후 11시 34분께 사고 어선과 같은 선단 소속인 제12제일호가 발신한 "배(제11제일호)가 넘어간다"는 교신 내용을 통영연안 해상교통관제(VTS)에서 청취하고 긴급 구조에 나섰다.
해경은 제12제일호에 선원 구조요청을 하고 경비함정에는 곧바로 출동 지시를 내렸다.
근처 해상에서 경비임무 중이던 1천500t급 경비함인 1501함이 사고 해역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
이어 7일 오전 0시 9분께 1501함에 실린 단정이 제11제일호가 뒤집힌 상태로 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경 구조대가 전복 선박 안으로 들어가 선체 수색을 시작한 것은 이보다 1시간 30분가량이 지난 오전 1시 40분께였다.
해경은 조류가 세고 파도가 높아 소수 인원으로는 곧바로 수중수색을 하지 못했고 선체 상태를 파악하면서 중앙구조대가 도착 후 본격적인 수중수색을 진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경은 최선을 다해 수색을 했고 조타실과 식당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2명(사망 판정) 외에는 선내에서 선원들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전복된 제11제일호는 이날 오전 3시 50분께 완전히 침몰했다.
침몰 지점은 수심이 30∼40m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사고 지점을 5개 구역으로 나눠 경비함정, 해군함정, 항공기 등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강한 조류를 타고 실종자들이 먼 곳으로 떠내려갔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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