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컬링대표팀도 반한 한국딸기…10년새 국산 보급률 9→93%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한 때 일본산 품종에 잠식됐던 국내 딸기 산업이 우수한 품종 개발 등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재배된 딸기 중 국산 품종 보급률은 93.4%로 집계됐다.
이는 9.2%에 그쳤던 2005년 이후 12년 만에 대폭 뛴 것이다.
17세기 프랑스 등에서 처음 재배된 것으로 알려진 딸기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17년으로 공식 기록돼 있다.
초창기에는 일본 등 외국산을 그대로 도입해 재배한 수준이고, 본격적으로 국내 품종을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께부터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한때 일본 품종에 80%까지 장악됐던 국내 딸기 시장은 농진청이 2005년 '딸기연구사업단'을 출범한 이후 집중적으로 연구에 나서면서 국산 품종 보급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우량 묘 보급과 함께 생산성 향상 기술, 에너지 절감 기술 등도 뒤따랐다.
특히 2005년 충남농업기술원에서 일본 품종인 '아키히메', '육보'(레드펄)를 교배해 개발한 '설향' 품종이 국산 보급률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출용 품종인 '매향', 저장성이 우수한 '싼타'를 비롯해 최근에 개발된 '아리향', '킹스베리' 등도 우수한 국산 품종이다.
국산 품종 보급률 확대로 딸기 수출실적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으로의 신선 딸기 수출실적은 4천299만 달러로, 2007년(423만 달러) 대비 10배가량 급증했다.
'싼타' 등 일부 품종은 베트남과 중국 등에 수출돼 연간 4만 달러 정도의 로열티도 받고 있다.
국산 딸기는 지난달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일본 여자 컬링대표팀 선수가 한국 딸기 맛에 감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
이를 두고 사이토 겐(齊藤健) 일본 농림수산상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국산 딸기는 일본 품종에 뿌리를 둔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신품종은 원래 이종 교배 및 유전자 안정화 기술 개발 등을 거쳐 개발되는 것"이라며 "일본도 19세기 유럽에서 딸기 종자를 가져다 자체 품종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품종이 개발되더라도 정식 품종으로 등록하려면 기술 특허와 마찬가지로 2∼3년간의 검증 기간이 필요하고, 국산 품종은 검증 절차를 거쳐 정식 등록된 품종들이므로 법적인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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