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석면 제거 광주 학교서 잇따라 잔재물

입력 2018-03-07 10:10
수정 2018-03-07 10:45
'1급 발암물질' 석면 제거 광주 학교서 잇따라 잔재물

환경부 검사서 23개 학교 중 17.4%인 4곳 검출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지역 학교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제거공사를 하고 난 이후에도 잇따라 잔재물이 검출돼 학생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 방학 기간에 광주 시내 학교 모두 41곳에서 석면 제거공사를 벌였다.

환경부가 이들 학교 가운데 8개 학교를 대상으로 지난 10일까지 1차 석면 의심 잔재물 검사를 벌인 결과 모두 3개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또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모두 15개 학교를 대상으로 벌인 2차 검사에서는 2개 학교에서 발견된 석면 의심 잔재물 분석 결과 1개 학교만 석면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의 조사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된 4개 학교는 전체 조사 대상 23개의 17.4%에 이른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들 학교 가운데 일부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거나 석면 제거 후 전기 배선 공사 과정에서 환경부 검사가 이뤄진 경우도 있어 업체 측이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석면은 대부분 교실 바닥과 지하실 창틀, 물탱크실 배관 사이, 과학실 붙박이장 틈, 엘리베이터 기계실 바닥 등에서 발견됐다.

크기는 1∼2㎝ 규모가 대부분이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들 석면이 검출된 학교에 해당 교실 등을 사용 중지하고 정밀 청소 실시 후 공기 질 측정을 벌여 모두 정상임을 확인했다.

잔재물이 발견된 학교의 공사 업체에 대해서는 노동부가 조사를 벌인 뒤 처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이 민관 합동으로 벌인 자체 검사에서는 41개 학교 모두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부실 검사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겨울방학 동안 석면 제거공사를 한 학교 가운데 나머지 17곳은 잔재물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신학기 개학과 함께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광주 시내 전체 622개 학교 가운데 석면을 제거하지 않은 학교는 모두 258개 학교에 이른다.

석면은 호흡을 통해 가루를 마시면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밝혀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석면 철거공사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학부모의 사전 교육 실시 등 모니터링단 점검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석면 철거공사 후 잔재물 청소를 강화하는 등 잔재물을 제로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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