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호 생존 선원들 "파도 2번 덮친 후 배 뒤집혀"
3명 모두 베트남인 "배 뒤쪽에 있다 높은 파도에 전복 직감, 바다로 뛰어 들었다"
(사천=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배 뒤에서 파도가 2번 덮친 후 배 앞 오른쪽이 물 속으로 빠져며 뒤집혔습니다."
6일 밤 경남 통영 해상에서 전복된 사천선적 59t급 쌍끌이 저인망 어선 제11제일호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구조자들은 사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지금까지 구조자들은 3명으로 모두 베트남인이다.
세 사람은 사고 당시 모두 배 뒤쪽에 모여 있었다고 밝혔다.
삼천포 서울병원에서 치료 중인 베트남인 A(30) 씨는 "처음에 뒤에서 큰 파도가 한차례 덮쳐 배가 심하게 요동쳤고 다시 파도가 오자 배가 그대로 뒤집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처음에 큰 파도로 배가 휘청거리는 것을 보고 파도가 또 오면 뒤집힐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예상했던 대로 3명이 물속으로 뛰어든 순간 파도 속으로 배가 사라졌다.
이들은 바닷속에서 함께 헤엄을 치며 구조를 기다렸고 때마침 지나가는 배가 구조해 줬다고 말했다.
구조자들은 "당시 배 앞쪽과 배 안에 있던 선원들은 뒤에서 오는 높은 파도 상황을 잘 몰라 그대로 배와 함께 바닷속에 빠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당시 배에는 평소보다 고기를 훨씬 많이 실었다고 밝혔다.
구조된 베트남인 3명은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후 안정을 취하고 있다.
세 사람은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3명은 구조 직후 저체온 증세를 보였지만 외상이 없고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의료진은 진단했다.
삼천포 서울병원 오흥권 부원장은 "(구조자들이) 바닷물을 먹기도 해 흡인성 폐렴이 진행될 수 있어 관찰 중"이라며 "전반적으로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일 밤 제11호 제일호 전복으로 선원 11명 가운데 6명이 구조되고 5명은 실종됐다. 구조된 선원 6명 중 선장 이모(59) 씨 등 한국인 3명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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