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급물살, '퍼즐 맞추기' 시작? 경로와 시간표는

입력 2018-03-07 05:08
북미대화 급물살, '퍼즐 맞추기' 시작? 경로와 시간표는

남북 정상회담 전일까 후일까…트럼프-김정은 '원샷' 가능성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 대북 특사단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대화 국면이 급물살을 타게 됨에 따라 그 구체적 경로와 시간표, 협상에 나설 주체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미가 '비핵화 대화'라는 큰 틀에 어느 정도 주파수를 맞추면서 서로를 향해 성큼 다가섰지만, 실제 입구를 열어 테이블에 마주앉으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밀당'이 불가피하다.

북미가 탐색전 성격의 예비대화를 거쳐 본협상으로 갈 경우 예비대화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조건으로 건 '군사적 위협 해소와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정의와 비핵화 의지 표명의 수위 등을 놓고 북미가 샅바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로를 적대하며 쌓여온 불신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도 일차적으로 풀어낼 몫이다.

앞서 거론돼온 북미 간 2∼3개 채널 가운데 공식적 대화 경로인 '뉴욕 채널'은 미국 쪽 카운터파트인 조셉 윤 전 대북특별대표의 은퇴로 한쪽에 구멍이 생긴 상태이다.

일각에선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실무접촉 가능성이 거론됐던 앨리슨 후 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최강일 외무성 부국장 라인을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북미가 '중재외교'에 나선 한국 측을 메신저로 우선은 간접대화 식으로 탐색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있다.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직접 담판으로 직행하는 '원샷' 가능성도 두 사람의 스타일을 참작할 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시선도 일각에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김 위원장과 통화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고,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직접 대화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미대화 성사 시점도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그간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여건'으로 꼽으면서 '선(先) 북미대화-후(後) 정상회담'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북미 간 긴장도가 동계올림픽 이전으로 원점회귀 하지 않도록 4월 초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이전에 북미대화를 본궤도에 올리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번에 비핵화 대화 의지를 표명한 데다 한미군사훈련 재개를 이해한다고 밝히면서 북미대화의 '심리적 데드라인'은 다소 유연해진 셈이다.

실제 과거 합의 실패의 전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미 정부가 전방위적 대북제재의 고삐를 일단 유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여 시간이 꽤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상황에 따라 북미대화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뒤에 열릴 여지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미국 정보당국 수장들도 이날 북한 진의 파악을 위한 정보 수집 및 평가 작업을 벌이겠다는 신중론을 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성명에서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거듭 압박하며 '최대 압박'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6일 "특사단이 방미, 미정부와 논의를 한 뒤에 비로소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 후에 퍼즐 맞추기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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