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동맹군 도왔으나 보호받지 못해…터키군과 싸우러 간다"
SDF "IS 격퇴전서 1천700명 빼내 아프린에 보낼 것"…미군 "IS 격퇴전 일시중단"
내전 감시단체 "터키군 공습에 주민 19명 숨져"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동참한 쿠르드 민병대가 미군의 작전지역을 벗어나 시리아 북서부로 이동하기로 했다. 터키군과 싸우는 동족을 돕기 위해서다.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IS 격퇴전에서 1천700명을 빼내 아프린에 배치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IS는 시리아에서 도시 거점을 모두 상실했지만 그 잔당이 시리아 동부 유프라테스강 중류계곡 일대에 모여 SDF와 교전하며 저항하고 있다.
SDF 지휘관 아부 오마르 알이들리비는 IS의 옛 수도 락까에서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병력을 데이르에조르주(州)에서 철수시켜 아프린 전투로 보내기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리비는 "우리는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칭)와 싸웠다"면서 "우리는 락까에서 국제동맹군을 도왔는데, 국제동맹군은 파트너를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겐 아프린에 있는 동족이 우선"이라면서 "국제동맹군의 결정보다 더 중요한 건 동족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 아프린은 터키군의 공격으로 포위 위기에 몰렸다.
터키는 올해 1월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IS와 싸웠으나, 터키는 이 병력을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5일 터키군의 공습으로 아프린 잔다이리스에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민간인 19명이 숨졌다고 보고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터키군과 연계 반군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아프린 주민 1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29명은 어린이로 추정된다.
터키는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민간인 사상자 보고를 줄곧 부인했다.
미국은 'IS 격퇴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터키의 쿠르드 공격에 처음부터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아프린 사태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
YPG 본진이 IS 격퇴전의 병력을 빼내 아프린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의 우려가 현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5일 미국 국방부는 시리아 동부에서 SDF의 병력 철수로 IS 격퇴전이 일시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에이드리언 랭컨-갤러웨이 소령은 "SDF 부대 일부가 유프라테스 중류 유역을 이탈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IS 격퇴 노력이 분산되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계속 지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우리 임무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SDF는 유프라테스 중류 유역에서 IS를 억지·궤멸하는 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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