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시민들 "한반도 평화정착 희망" 환영

입력 2018-03-06 21:23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시민들 "한반도 평화정착 희망" 환영

"북한 또 태도 돌변하지 않을까 우려" 진정성 의심 목소리도

진보단체 "한반도 평화정착 계기" vs 보수단체 "비핵화 전제돼야"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오는 4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핵심으로 한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가 발표된 6일 시민들은 "한반도 평화를 향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며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북한의 의중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직장인 김 모(39) 씨는 "북한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 갈등과 불안을 초래하는 존재였는데 갈등 해소 국면이 마련된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남북이 대화를 잘 이어가고 미·중 등 주변국의 협조를 끌어내 평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 모(31) 씨는 "우리 정부가 최근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며 어떻게든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오려고 노력했는데 결실을 보았다"면서 "북한은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대화하기 힘든 상대인데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게 된 것 자체가 큰일"이라고 반겼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윤 모(37) 씨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는 했지만, 다음 달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연다니 놀랍다"면서 "남북 간 대화가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과연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조 모(61) 씨는 "북한은 평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다가도 핵 실험을 한다든지 군사적 도발을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면서 "당장 자신들의 체제 안정에 대한 약속만 받아낸 뒤 나중에 태도가 돌변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우려했다.

대학원생 이 모(29) 씨는 "북한이 미국이랑 대화하고 싶어서 우리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당한 것을 생각해보면 당근과 채찍을 둘 다 쥐고 있어야지 무조건 당근만 주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민단체들은 성향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미 관계까지 진전돼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북한이 훨씬 통 크게 나왔다. 환영한다"면서 "(남북 관계에서) 쟁점과 논란이 되고 우려되던 문제들에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평가했다.

박 처장은 또 "이제는 미국이 화답할 때"라며 "한미 연합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하는 것을 (북한이) 이해한다고 했을 정도면 (미국이) 대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훈련을) 축소라도 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성명을 내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민족화해와 평화의 흐름이 남북정상회담이란 더 높은 단계로 상승한 데 대해 적극 환영한다"면서 "남북 정상이 이 땅의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전민족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연기됐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취소돼야 마땅하다"면서 "미국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수구 반통일세력들은 더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전민족적 노력을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운동단체 흥사단의 유병수 민족통일본부 처장도 "하반기에나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4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은 급속도로 진전된 것 같아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제는 미국에 공이 넘어갔다고 본다"면서 "북미 관계가 대화와 평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 성향 시민단체는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대화는 무의미하다"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기본적으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어떤 것도 무의미하다"면서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일시적 처방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겉으로는 대화하면서 한편으로는 무력을 준비하고 여러 차례 도발을 일삼아 왔다. 최근까지도 핵 실험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비핵화 협의 등을 표명한다고 해도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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