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트럼프 관세폭탄' 비판 봇물…서머스 "멍청하고 미친 짓"

입력 2018-03-06 11:54
美서 '트럼프 관세폭탄' 비판 봇물…서머스 "멍청하고 미친 짓"

"포드·GM에 연간 10억달러 비용 초래"…송유관·오토바이업체도 우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국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계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에 "정말로 멍청하고 미친 보호무역주의"라며 "지난 반세기 동안 대통령들이 도입한 경제 정책 중 가장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관세 부과가 새로운 주요 보호주의 국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 제품이 미국 외 다른 국가들에 주로 수출되기 때문에 관세 부과가 중국에 매우 미미한 것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관세 부과가 우리의 '동맹 우선' 정책을 훼손할 것"이라며 캐나다 동맹과 유럽 동맹, 브라질 동맹에 피해를 주고 우리의 국가 안보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전문 잡지인 포브스는 "철강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투자 공약에 어긋난다"면서 "무엇보다 석유·천연가스 업종에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4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해 외국 지도자들과 업계, 금융계가 빠르게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환상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 업계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가 부과된 이후 철강값이 비슷한 폭으로 상승하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에 각각 연간 10억 달러(1조745억 원)의 비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포드와 GM 수익 중 12%와 7%에 달하는 규모다.

포드는 성명에서 관세가 국내 원자재 가격을 높여 미국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딜러단체인 국제자동차딜러연합(AIADA)은 자동차 가격이 상당히 상승할 수 있다며 외국의 보복 관세가 미국 제품의 가격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 데이비드슨은 어느 시장에서든 자사 오토바이에 대한 가혹한 보복 관세가 현지 판매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미국의 관세가 원산지와 무관하게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모든 제품의 비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문사인 튜더 피커링 홀트(Tudor Pickering Holt and Co.)의 콜턴 빈 주식 리서치 이사는 관세가 부과되면 파이프라인 건설 비용이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유관업체인 플레인스 올 아메리칸 파이프라인의 그레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IHS 마킷의 연례 세라위크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26인치 파이프라인에 필요한 철강이 미국이 아닌 3개국에서 제조된다며 "관세가 뉴스 헤드라인에 나오는 것보다 더 골치 아픈 문제"라고 지적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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