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흥초 야구부 해체 논란…학부모 갈등 번지나
"다수 학생 운동장 사용 제약 커" vs "대책 없는 일방적 해체"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37년 전통의 인천 서흥초등학교 야구부 해체 논란이 학부모 간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인천 동구 서흥초 학부모회는 5일 오후 인천시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부 해체를 결정한 학교운영위원회 절차는 적법했다"며 "야구부는 자신들이 원하는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자 다시 투쟁하겠다며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부모회는 대체구장과 다른 학교 야구부 등을 방문해 상생 방안을 찾고 야구부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야구부 측이 이를 무시했다"며 "야구부 15명의 운동장 사용을 위해 다른 학생 681명에게 배려를 강요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야구부 해체 결정 이후에도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부 지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중단할 것과 운동장 시설 개선 등을 인천시교육청에 요구했다.
앞서 이 학교 야구부 학부모회는 서흥초가 지난달 5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찬성 9표·반대 1표로 야구부 해체를 결정하자, 운영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불참한 학운위 표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시교육청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학교 측은 일부 야구부원이 위장전입을 해 서흥초에 진학했고, 소수의 야구부 때문에 다수의 학생이 운동장을 쓰는 데 제약이 컸다며 해체를 결정했다.
조사에 나선 시 교육청은 학운위 운영 조례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토대로 학운위가 의결 정족수를 채웠고 심의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운영위원장과 부위원장도 같은 위원으로서 이들이 불참했다고 해서 학운위를 개최할 수 없다는 규정은 없다"며 "당시 부위원장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으며 위원장은 회의 도중 퇴장했으나 정족수는 모두 채웠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흥초 야구부 학부모회 측은 학교가 아무런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야구부를 해체했다며 현재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서흥초 야구부 해체 논란은 2016년 말 이 학교 교장이 '2017학년도부터 위장전입을 할 수 없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처음 불거졌다.
인천에는 남구·남동구·동구·연수구 초교에만 야구부 8개가 집중돼 있어 서흥초 야구부원 일부도 위장전입을 해 이 학교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생은 거주지 근처 학교에만 다닐 수 있게 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른 것이다.
1981년 창단한 서흥초 야구부는 메이저리거 최지만을 비롯해 노성호·송은범·신민재 등 프로야구 선수를 다수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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