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장유소각장 증설 계획 삐걱…행정절차 잠정 중단

입력 2018-03-05 16:10
김해시 장유소각장 증설 계획 삐걱…행정절차 잠정 중단

시, 입장 다른 주민지원협의체·비대위와 제각각 협의…"필요하면 공론화위 구성"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김해시가 추진하려는 장유소각장 현대화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시는 현재 김해시 장유동 생활폐기물소각시설(이하 장유소각장)을 증설하는 현대화사업 행정절차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시는 당초 지난달 20일 해당 시설 인근 주민 대표로 구성한 부곡주민지원협의체와 시 소각시설 현대화사업에 대한 주민지원 협약과 소각시설 가동협약을 체결했다.

이 주민 단체는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에 따라 설립한 법정단체다.

협약에는 소각장 증설에 따른 주민 복지시설 등을 대거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런데 시와 주민 대표 간 협약은 소각장을 아예 이전하라는 다른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소각장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으로 구성한 '장유소각장증설 반대 및 이전촉구 주민공공비상대책위원회(이하 주민비대위)'가 "시민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현대화사업에 반대한다"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주민비대위는 허성곤 김해시장과 최근 간담회를 열고 소각장 현대화사업은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도록 다시 의견을 모았다.

허 시장은 2016년 재선거 때 김맹곤 전 시장이 추진하려고 했던 소각장 이전을 공약했다.

이후 허 시장은 소각장 현대화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소각장 이전시 막대한 건설비에 비해 손실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되자 기존 소각시설을 증설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허 시장은 소각장 이전 공약 수정을 사과하고 시의회에도 장유소각장 증설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시는 안전한 소각장 증설을 주민에게 약속하고 1년 넘게 설득 작업을 펴왔지만, 현대화사업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현재 김해지역 하루 소각 폐기물 발생량은 180t이지만, 처리 용량은 150t에 그쳐 인근 부산과 양산지역에 위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위탁 협약 기간도 오는 4월 15일에 종료돼 자체 소각장 용량을 초과하는 폐기물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허 시장은 "시민 모두를 위한 소각시설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해 시간을 갖고 충분히 알리겠다"며 "필요하다면 시 자체적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 소각장 현대화사업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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