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친구 브로트가 쓴 평전 '나의 카프카' 완역

입력 2018-03-05 13:26
수정 2018-03-05 15:30
카프카 친구 브로트가 쓴 평전 '나의 카프카' 완역

전기와 작품 해석, 우정의 기록 담겨…카프카가 그린 삽화도 수록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절친한 친구이자 작품 편집자였던 막스 브로트(1884∼1968)가 쓴 '나의 카프카'가 한국어로 처음 완역돼 솔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번역은 독일문학 전문가인 편영수 전주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프란츠 카프카 전기', '프란츠 카프카의 신앙과 학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절망과 구원', ''1부 프란츠 카프카의 전기'에 대하여', '카프카의 삽화' 등 전체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그동안 한국에 부분적으로만 소개됐다.

솔출판사는 이 책이 지난해 완간한 '카프카 전집'(전 10권)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며 "1939년 나치를 피해 팔레스타인으로 망명한 막스 브로트가 카프카의 유작 및 편지, 엽서, 스케치까지 안전하게 감춰 보존한 자료를 함께 수록해 더욱 그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 우체국 소속 법률가로도 일한 브로트는 카프카처럼 유대인으로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작가로 활동하다 1902년 프라하의 독일 대학생 독서 모임에서 카프카를 처음 만났다.

당시 브로트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대해 강연하면서 니체를 '사기꾼'이라고 몰아붙였는데, 열렬한 니체 추종자였던 카프카가 이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려 말을 걸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둘 사이에 우정이 싹터 브로트는 카프카의 생애 마지막까지 함께한 유일한 친구가 됐다.

번역자인 편 교수는 "카프카는 브로트의 유능함과 처세술을 칭찬했으며, 브로트는 카프카의 관용과 진실에 대한 애착에 경탄했다"고 둘의 우정을 표현한다. 카프카는 자신의 작품들을 언제나 브로트와 함께 평가했고, 매번 브로트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들려줬다. 브로트는 카프카의 후원자이며 편집자였고, 카프카가 살아있을 때 그의 작품들이 출판될 수 있었던 것은 브로트의 독촉 덕분이었다고 한다.

카프카는 중·단편소설인 '선고', '화부', '변신', '유형지에서', '시골의사'와 단편집 '단식 광대', '관찰'에 수록된 3∼4개 작품에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이 작품들을 세상에 남겨둬도 좋다고 했으나, 이외의 작품들은 모두 없애고 싶어했다. 그러나 브로트는 이 작품들을 불태워 없애라는 카프카의 유언을 실행하지 않고 세상에 내놓는다.

편 교수는 "이 책은 카프카 문학 최초의 독자인 브로트가 쓴 카프카와 카프카 문학에 대한 최초의 해석으로 카프카와 브로트의 위대한 우정을 그린 탁월한 문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5부에 수록된 카프카의 삽화에서는 다방면에서 빛난 그의 예술적 재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728쪽. 3만5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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