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악재에 동력 잃은 tvN '화유기' 6.9%로 종영
방송·추락사고에 관심 끊겨…배우 호연에도 허술한 스토리 한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큰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초반부터 터진 악재에 너무 일찍 힘을 잃었다.
5일 tvN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방송한 주말극 '화유기' 마지막회 시청률은 6.9%(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로 집계됐다.
최종회에서는 손오공(이승기 분)과 진선미(오연서)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잠시 이별, 재회를 기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화유기'는 방송 전부터 tvN 자체적으로는 물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작가 홍자매와 박홍균 PD가 2011년 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 이후 다시 뭉친 작품인 데다 당시 함께했던 차승원에, 전역 후 첫 드라마인 이승기까지 합류하면서 출연진도 '빵빵'했던 덕분이다. 시청률 역시 첫회부터 5%를 가뿐하게 넘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부터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화유기'를 향한 관심은 금방 식었다. 2회에서는 제작 지연 탓에 CG(컴퓨터그래픽) 미완성 화면이 그대로 노출됐고, 방송을 끊고 재개하기를 반복하다 급기야 중단했다. 드라마사(史) 기록에 남을 대형 사고였다.
tvN은 사과와 함께 2회를 재편성하는 등 방송을 이어가려 했으나 이번에는 드라마 스태프가 촬영장에서 추락해 크게 다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잇따랐다.
결국 tvN은 한 주 간 정비 후 방송을 다시 시작했지만 이미 시청자의 관심은 예전만 못했다. 캐릭터들은 살아있지만, 큰 줄기보다는 소소한 에피소드와 잔재미에만 의존한 스토리도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더해 전개상 매회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CG의 질은 점점 떨어져 몰입을 방해했다. 흑룡이 등장한 19회의 CG는 극의 절정을 장식했지만 실소를 자아냈다.
그러나 각기 개성 충만한 캐릭터를 입은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호평받았다.
특유의 코믹 연기뿐만 아니라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까지 소화한 차승원부터, 얼굴만 봐도 능청스러운 손오공이었던 이승기, 안정된 연기력과 미모를 겸비한 오연서는 각각 제 몫을 다했다.
조연들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때로는 주연들보다 더 눈에 띄었다. 특히 좀비부터 부자, 아사녀까지 1인 3역을 한 것과 다름없었던 이세영은 아역배우 시절부터 쌓은 실력을 이번에 십분 발휘했다. 동장군과 하선녀, 1인 2역을 연기한 성혁은 아예 성별을 자유자재로 오갔다.
'화유기' 후속으로는 노희경 작가가 대본을 쓰고 정유미·이광수가 주연하는 '라이브'를 방송한다.
한편, 다른 주말극 중에서는 이제 2회를 남겨둔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이 43.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회 연속 방송한 MBC TV '밥상 차리는 남자'는 11.5%, 18.3%, OCN '작은 신의 아이들'은 2.7%(유료플랫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는 2.946%였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