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최고헌법재판소, '사우디에 홍해섬 양도' 인정

입력 2018-03-04 17:19
이집트 최고헌법재판소, '사우디에 홍해섬 양도' 인정

사우디 왕세자의 이집트 방문 앞둔 '선물' 해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 정부가 홍해 섬들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양도한 협약의 법적 논란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집트 최고헌법재판소는 3일(현지시간) 이집트와 사우디가 맺은 홍해의 티란과 사나피르 섬 양도에 관한 협약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이집트 일간 이집트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최고헌법재판소는 "이집트 정부가 사우디와 해상국경과 관련해 맺은 협약은 의심할 바 없는 통치 행위"라고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2016년 4월 홍해상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티란과 사나피르 섬에 대한 관할권을 사우디에 양도한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이집트가 우방인 사우디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지원받는 대가로 섬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일부 이집트 야권 정치인과 안보 전문가, 시민단체 등은 "헌법에 어긋나는 결정"이라며 소송을 냈고 반대 시위도 거세게 벌어졌다.



이집트인디펜던트는 최고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그동안 홍해 섬 양도에 반대했던 법원들의 판결이 무효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집트 법원은 2016년 6월 1심 선고에서 섬 양도에 관한 협약을 무효라고 판결했고 작년 1월 최고행정법원도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와 달리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집트 의회는 작년 6월 협약을 승인했다.

최고헌법재판소 판결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이집트 방문을 불과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5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한 뒤 1박 2일 동안 머물며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왕세자가 작년 6월 왕세자에 책봉된 뒤 이집트를 공식적으로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이 때문에 최고헌법재판소 판결은 엘시시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의 이집트 방문에 맞춘 '선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우디 정부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 축출을 주도한 엘시시 대통령이 2014년 대선에서 당선을 때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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