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도전' 패럴림픽 앞둔 미국 스노보더 "대회 즐길 것"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에번 스트롱(32)은 15년 전 프로 스케이트보드 선수를 꿈꾸며 미국 하와이에서 살고 있었다.
그의 인생은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바뀌었다. 오토바이를 타다가 술 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왼쪽 다리를 절단한 것이다.
장애인이 된 스트롱은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스노보드에도 입문했다.
더 나아가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에도 출전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매체 '퍼레이드'는 오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하는 스트롱의 소식을 4일(한국시간) 전했다.
스트롱은 오토바이 사고 이후 캘리포니아에 있는 타호 호수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하와이보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 훨씬 좋은 환경이다.
스트롱은 타호 호수 주변의 스키 리조트에서 주차원, 바리스타 등으로 일하며 1년에 100일 이상 스노보드를 탔다.
어린 시절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감각을 익힌 덕분에 금세 스노보드에서도 프로급 실력을 갖출 수 있었다.
스트롱은 "다리를 절단한 지 몇 년 안 됐을 때라 인생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면서 그저 즐겁게, 열심히 보드를 탔다"고 돌아봤다.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결국, 그는 장애인들의 올림픽인 패럴림픽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는 4년 전 소치 대회를 떠올리며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에서 무려 패럴림픽의 챔피언이 돼 영광이었다"며 "매진될 만큼 인기가 많았던 그 날 경기에서 그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스트롱은 "평창에서 패럴림픽 정신을 다시 느끼고 싶다. 소치에서처럼 잘하고 싶다"고 2연패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뒤 "소치는 내 첫 패럴림픽이어서 본의 아니게 놓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평창에서는 개회식과 폐회식 등 대회의 다양한 면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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