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있던 자리엔 흔적만…시리아군에 피폭 동구타 실상 공개

입력 2018-03-03 18:39
건물있던 자리엔 흔적만…시리아군에 피폭 동구타 실상 공개

유엔 "주거지역도 포함된 듯"…"단 한주 만에 대대적인 파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東)구타가 지난달 시리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파괴된 모습을 알 수 있는 위성 사진이 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집과 시설이 오밀조밀하던 자리에는 평평한 터만 남아 휑했고 키다리 나무도 대부분 사라졌다.

유엔의 위성 이미지 분석 기구인 유엔활동위성프로그램(UNOSAT)은 지난달 중순과 이달 초 사이 다마스쿠스 동쪽 일대 여러 지점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다마스쿠스에 가까운 카프르 바트나와 에르빈 등 일부 구역은 작년 말부터 약 석 달간 도시가 완파됐다고 할 만큼 변한 것을 위성 사진에서 볼 수 있다고 UNOSAT은 설명했다.

UNOSAT의 아이나르 비에르고 단장은 3일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에 "사진을 보면 동구타에 폭격 수위가 점점 심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파괴된 지역이 상업지역인지 주거지역인지 명확히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주거지역으로 보이는 곳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에르고 단장은 "일부 지역에서는 단 한주 만에 엄청난 파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된 시리아군의 무차별 공습에 동구타에서 민간인 약 620명이 숨졌다. 반군의 공격으로 다마스쿠스 주민 27명도 목숨을 잃었다.

국제사회는 병원과 주거지를 가리지 않은 동구타 공격을 "전쟁범죄에 준한다"거나 "생지옥"이라고 묘사하며 비판했으나, 러시아는 동구타 참상 보도를 "집단 정신병"이라고 매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24일 시리아 전역에서 30일간 휴전을 '지체 없이' 시행하기로 결의했으나, 이 결의는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안보리 결의와 별개로 러시아가 하루 다섯 시간씩 공격을 중단하는 시간제 휴전을 27일부터 시행했으나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구호활동도 전개되지 않았다.

2일 시리아군 지상 병력이 동구타의 동쪽 마라즈와 서쪽 하라스타 등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군이 무차별 공습과 포격에 이어 본격적인 지상군 작전을 개시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리아군의 한 지휘관은 "현재는 동구타의 동쪽 끝에서부터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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