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 극장가에서 이어진다

입력 2018-03-04 11:00
수정 2018-03-04 14:18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 극장가에서 이어진다

다큐멘터리 '예스 평창!' '우리는 썰매를 탄다'

피겨 스타 토냐 하딩의 일대기 '아이, 토냐'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일주일 전 막을 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과 여운이 영화관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된다. 동계올림픽을 소재로 한 영화 세 편이 이번 주에 나란히 관객을 찾는다.

8일 개봉하는 '예스 평창!'은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마침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평창의 여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한국 스키의 발상지 대관령을 품은 평창은 199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올림픽 유치에 시동을 건다. 처음 도전한 2010년 올림픽 유치전은 1차 투표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로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 밴쿠버에 역전을 당했다.



평창의 불운은 2014년 올림픽 유치전에서도 이어진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재벌의 물량공세를 등에 업은 소치에 이번에도 역전당하고 만다. 두 차례 실패를 겪으면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후폭풍도 만만찮았다.

인구 4만여 명의 평창은 처음 유치전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한국 사람들조차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동네였다. 박용성 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은 평창을 '평양'으로 오해한 외국 체육계 인사들에게 "왜 당신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유치하려 하느냐"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한다.

영화는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평창이 승전보를 올리는 장면으로 끝난다. 평창의 영광 뒤에는 삼수 끝에 동계올림픽을 가져오기까지 체육계 인사들과 지역 주민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예스 평창!'은 실사단이 평창에 올 때마다 지역 주민들이 만국기를 흔들며 외쳤던 구호다.



9일 개막해 올림픽 열기를 이어갈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조명하는 영화도 관객을 찾는다. '우리는 썰매를 탄다'는 파라 아이스하키, 즉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의 분투를 기록한 휴먼 다큐멘터리다. '빙판 위의 메시'로 불리는 정승환(32) 등이 주인공이다.

국내 등록 선수는 40명. 실업팀인 강원도청 선수들 대부분이 국가대표다. 2006년 강원도청 실업팀 창단 이후 6년 만에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 월드챔피언십에서 은메달을 땄다. 영화는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국가대표의 자부심으로 묵묵히 땀 흘리는 선수들의 3년간 여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스케이트 대신 썰매를 타고 빙판을 지치는 파라 아이스하키는 패럴림픽 종목 가운데 가장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종목으로 꼽힌다. 영화에 나오는 선수들의 경기 장면은 비장애인 경기 못지 않게 속도감이 넘친다. 7일 개봉.



8일 개봉하는 '아이, 토냐'는 1980∼1990년대 피겨스케이팅 스타 토냐 하딩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토냐 하딩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발생한 라이벌 낸시 케리건 피습사건에 연루돼 빙판에서 퇴출당했다. 영화는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된 토냐 하딩이 성장기에서 시작해 그가 피습사건에 얼마나 개입했고 '은반 위의 악녀'라는 별명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보여준다.

피겨스케이팅 종목 팬이라면 영화에서 재연되는 토냐 하딩의 연기에 주목할 만하다. 아마추어 아이스하키 선수인 배우 마고 로비가 5개월간 특훈 끝에 되살린 토냐 하딩의 피겨 연기는 싱크로율이 100%에 가깝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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