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러·중 위협 반영해 '미사일방어정책' 수정검토
WP보도…"북한 미사일에 맞선 요격 능력 강화도 여전히 큰 비중"
미·러 신냉전 구도 부각에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 국방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핵무기 과시 등과 맞물려 미사일 방어 정책에 대한 일부 궤도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이란과 같은 '불량국가'들에 전적으로 주안점을 두려 했던 당초 전략에서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부분을 보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 간 군비경쟁이 재점화하면서 '신냉전' 구도가 다시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지역적으로는 유럽과 아시아 권역 내 러시아,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요격무기 능력 강화를 통해 북한에 맞서 미국을 방어하는 전략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을 비롯해 '불량국가'들에 대항할 기술 강화 부분은 여전히 유지될 예정이라고 WP는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서는 드론이나 전투기에 부착된 요격기나 고체 상태의 레이저, 우주 공간에서의 무기 발사를 통해 미사일을 격퇴하거나 발사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등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도 1일 브리핑에서 "미군은 이미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무기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미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사일 방어 정책은 여전히 '불량국가'들에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 정책을 담은 이 보고서는 이달 말께 잠정발표될 예정으로, 현재는 초안 단계라 추가 수정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국방부의 미사일 전략 수정 움직임은 푸틴 대통령이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과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신예 '슈퍼 무기'들의 개발을 발표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사일 방어 정책이 지나치게 북한과 이란에 치중했다는 우려에 따라 다시 작업을 해왔다고 WP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관련 보고서에 대해 '탄도 미사일 방어 검토'라는 명칭을 써오다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한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의 위협 부분도 다루기 위해 제목에서 '탄도'를 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월 발표한 '2018 국방전략'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다른 나라들의 경제적, 외교적, 안보적 결정에 대한 거부권한을 행사하며 '독재 모델'에 부합하는 세계를 창조하려는 수정주의 국가들"로 규정, 테러리즘보다 이들 국가와의 경쟁을 미국 국가안보의 최우선으로 꼽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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