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드라마 시장, 3월에는 정상화될까

입력 2018-03-04 10:00
수정 2018-03-04 14:17
어수선한 드라마 시장, 3월에는 정상화될까

MBC 개점휴업·tvN 주인공 하차·SBS 주인공 교체 등 혼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중계에 따른 편성 변경에 '미투' 운동 등으로 드라마 시장이 '잔인한 2월'을 보냈다.

1월 말 시작된 MBC의 월화극, 수목극 개점휴업은 한주 연장이 결정됐으며, SBS는 수목극 주인공을 방송 도중 교체했고, tvN은 월화극 주인공을 도중하차시켜야 하는 등 잇단 악재를 만났다. 또 비교적 평온한 것 같은 KBS 드라마는 시청률 부진에 속앓이 중이다.

주말극을 제외한 평일 월화극, 수목극 시장이 한달여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봄바람과 함께 3월에는 안방극장이 정상화될까.



◇ 주인공 하차·교체…동시다발 악재 터져

지난달 동시다발 악재가 터지면서 여러 드라마가 내상을 심하게 입었다.

MBC는 지난해 9~11월 파업에 따른 후유증으로 1월 말부터 월화극, 수목극을 결방하고 작품 정비에 들어간 까닭에 아예 채널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한때는 '드라마 왕국'이라 불렸던 MBC가 7주간 평일 밤 10시 드라마를 개점 휴업하는 초유의 사태로 시청자를 실망시켰다. 이 기간 MBC는 무려 11년 전에 방송한 드라마 '하얀거탑'을 UHD로 리마스터링한 '다시 만나는 하얀거탑 UHD 리마스터티드'를 재방송하며 신작 드라마 제작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SBS는 2월7일 수목극 '리턴'이 7부까지 방송된 상황에서 '고현정 사태'를 만났다. 고현정과 연출자 간 불화로 인해 고현정이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했고 부랴부랴 박진희를 대타로 캐스팅해 2월15일부터 방송하고 있다.

tvN은 월화극 '크로스'가 8부까지 방송된 상태에서 주인공 조재현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2월24일 그의 도중하차를 결정했다. 애초 마지막 16부까지 등장할 예정이었던 조재현은 이로써 대본수정을 통해 오는 6일 방송되는 12부에서 하차하게 됐다.

CJ E&M 계열 채널은 '크로스'를 포함, '미투' 운동 속 무려 세 작품이 타격을 입었다. 3일 첫방송한 OCN 주말극 '작은 신의 아이들'에 조연으로 캐스팅된 조민기와 오는 21일 첫방송하는 tvN 수목극 '나의 아저씨'에 조연으로 캐스팅된 오달수가 잇따라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방송을 앞두고 일부 촬영까지 한 상태에서 배우를 교체해야 했다.

◇ '리턴'·'추리의 여왕2' 변화에 갸우뚱…'크로스'는 누더기

주인공 최자혜가 고현정에서 박진희로 교체돼 방송 중인 SBS '리턴'은 배우 교체와 맞물려 드라마 내용과 분위기도 돌변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고현정이 표현했던 최자혜와 박진희의 최자혜가 완전히 달라 이질감을 주는 데다, 최자혜가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음이 드러나면서 드라마가 갑자기 호러로 바뀌어버린 것 같기 때문이다. 초반 흥행을 견인했던 '악인 4인방'의 역할이 축소되고 최자혜의 어두운 면이 날카롭고 노골적으로 부각되면서 "전혀 다른 드라마가 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흑기사' 종영 후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로 2주간 수목극을 결방했던 KBS 2TV는 2월28일 '추리의 여왕2'를 출전시켰다.

지상파 드라마 최초로 시즌2를 론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추리의 여왕2'는 그러나 1~2회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다. '추리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살림하는 주부'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추리의 여왕'의 특이점이었는데 이 지점이 시즌2에서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인공 설옥이 이혼으로 '돌싱'이 되면서 연애에 자유로운 신분이 됐고, 그로 인해 로맨스를 강화한 것에 실망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제 시작이지만 시청률도 5~6%로 11~16%를 오가는 '리턴'에 한참 못미친다.



또 1월29일 시작한 KBS 2TV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는 5%에서 출발했으나 3%까지 시청률이 추락, 11년 전 드라마인 MBC '다시 만나는 하얀거탑'과 비슷한 성적을 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조재현의 사전 촬영분을 최대한 잘라내고 대본수정을 통해 조재현을 계획보다 4부 빨리 퇴장시키게 된 tvN '크로스'는 한마디로 누더기가 됐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갑자기 빠져버리고 축소된 까닭에 작가의 기획의도나 드라마의 방향이 훼손돼버렸다. 촬영장 분위기가 엉망이 된 것은 물론이다.



◇ '키스 먼저 할까요?' '마더'는 선전…MBC 반격 시작되나

그런 와중에 2월20일 시작한 SBS TV 월화극 '키스 먼저 할까요?'와 막바지를 향해 달리는 tvN 수목극 '마더'는 선전하고 있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4회가 연속방송된 첫날 바로 9~1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김선아와 감우성이 선보이는 중년의 로맨틱 코미디가 살갑게 펼쳐진다는 평가다.



이보영 주연 '마더'는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임에도 4%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호평받고 있다. 아역배우 허율을 비롯해 이혜영 등 출연진의 고른 호연과 검증된 일본 원작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7주 방학 끝 MBC 선수들도 링 위에 오른다. 면저 오는 12일 청춘스타 우도환과 레드벨벳 조이가 주연을 맡은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가 시장에 나온다. '투깝스' 이후 7주 만에 선보이는 월화극이다.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청춘남녀가 인생의 전부를 바치는 것인 줄 모르고 뛰어든 위험한 사랑을 그린다. '키스 먼저 할까요?' '라디오 로맨스' 등과 경쟁하게 된다.

이어서 한혜진과 윤상현이 주연을 맡은 수목극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21일 시작한다. 역시 '로봇이 아니야' 종영 후 7주 만에 선보이는 MBC 수목극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된 주부가 돌연 남편에게 이혼을 선언하고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리턴' '추리의 여왕2' 등과 맞붙는다.

tvN은 만신창이가 된 '크로스'의 후속으로 26일 새 월화극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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