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혀가는 대미 철강 수출…각종 수입규제 '홍수'

입력 2018-03-03 07:00
꽉 막혀가는 대미 철강 수출…각종 수입규제 '홍수'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대(對) 미국 철강 수출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덤핑 등 일반 수입규제는 물론 AFA(불리한 이용가능 정보), PMS(특별시장상황) 등 각종 고강도 수입규제 수단을 동원하던 미국이 이제 '무역확장법 232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동원하게 되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초고강도 규제까지 할 수 있게 된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주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관세폭탄'이 현실화되면 안 그래도 입지가 좁아지던 한국산 철강은 주력 제품인 강관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간 한국산 철강을 '눈엣가시'같은 존재로 여겨왔다.

중국과 '철강 무역전쟁'을 벌여 값싼 중국산을 몰아냈더니 빈자리를 한국산이 채우고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산에 대해 정부 보조금 및 초과 생산으로 낮은 단가의 철강을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초과 생산된 중국산 철강이 한국에서 가공돼 미국으로 재수출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꾸준히 불만을 드러내 왔다.

미국의 불만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각종 수입규제로 이어졌다.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수입규제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총 40건의 수입규제를 진행(또는 조사)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많은 품목이 철강·금속으로 무려 28건에 달한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박 수위는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더욱 높아졌다.

대표적인 예가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2016년 9월 한국산 냉연강판에 최고 65%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해 우리나라 철강업계에 충격을 던진 바 있다.

같은 달 중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최고 61%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연타'를 날렸다.

트럼프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에는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ITA)이 포스코 후판에 대해 7%의 반덤핑 관세와 4%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판정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에 대한 수입규제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 반덤핑 2차 연도 연례재심에서 1차 연도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이밖에 대형구경강관, 인동, 냉간압연강관 등 각종 한국산 철강 품목이 대부분 미국 측 수입규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 같은 수입규제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때 사용하는 기법인 AFA(Adverse Facts Available)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AFA는 조사 대상 기업이 미 상무부가 요청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거나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이 제출한 자료가 아닌 제소자의 주장 등 불리한 정보를 사용해 고율의 관세를 산정하는 기법이다.

포스코에 대한 열연·냉연 상계관세 부과나 2016년 5월 도금강판 반덤핑 관세(48%)가 모두 AFA를 적용한 결과였다.

미국 정부는 다른 고율의 반덤핑 부과 수단인 PMS도 최근 애용하고 있다. 한국산 유정용강관의 주재료인 열연코일의 한국 내 구매가격이 PMS로 인해 왜곡됐다고 판단해 연례재심 덤핑마진을 이전보다 높게 부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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