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한파 닥친 유럽 곳곳 폭설로 혼란(종합)

입력 2018-03-01 23:14
시베리아 한파 닥친 유럽 곳곳 폭설로 혼란(종합)

남프랑스 폭설로 운전자들 도로에 발 묶여…히드로·제네바 공항 지연 속출

(제네바 파리 런던 로마=연합뉴스) 이광철 김용래 박대한 현윤경 특파원 = 최근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한파를 겪는 유럽에 3월 첫날 곳곳에 폭설이 쏟아졌다.

온화한 기후로 유명한 지중해 연안의 프랑스 남부 지방에는 전날 밤부터 내린 눈이 최대 20cm가량 쌓여 주요 도시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다.

1일 오전까지 프랑스 남부와 중부 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56개 도(데파르트망)에 주황색 강설·결빙 주의보가 내려졌다.

남프랑스의 휴양지 니스의 해변도 눈으로 덮였다.

남부 몽펠리에의 주요 도로는 밤사이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2천여 명의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서너 시간 발이 묶였다.



일부 운전자들은 차에서 나와 인근 지역의 긴급 노숙자 쉼터 등에서 잠을 청했다. 한 운전자는 공영 프랑스텔레비지옹과 인터뷰에서 고속도로 한복판에 24시간을 갇혀있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프랑스 남서부의 몽펠리에, 포, 비아리츠 등의 공항들은 항공기 운항을 전면 취소해 여행객들의 발이 묶였다.

파리와 수도권 일드프랑스 지역도 밤새 1∼3㎝가량의 눈이 쌓였다.

프랑스와 접한 스위스 남서부 지역에도 보기 드문 폭설이 내렸다.

제네바 공항은 이날 오전 눈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했다가 오전 11시 15분 이륙을 허가했고 착륙은 오후 1시부터 재개했다.

취리히 공항도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네바, 니용, 모르주 등 프랑스 인근 지역은 이날 오전 3시께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10∼1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중부 지역은 최저기온이 영하 20도까지 관측됐다.



뇌샤텔과 로잔-제네바 공항 구간 열차 운행도 지연되면서 출근길 시민과 여행객들이 발이 묶이기도 했다.

영국은 전날 1991년 이후 2월 말 기준으로는 가장 추운 기록을 보였다.

영국과 아일랜드에는 전날 대부분 지역에 눈이 내리면서 학교 수백 곳이 휴교했고 유럽 최대 공항인 히드로 국제공항은 수십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영국 동부 링컨셔 카운티에는 1일까지 60cm가량 눈이 쌓였다.

글래스고와 에든버러 공항도 폐쇄됐다. 스코틀랜드에서는 긴급 차량을 제외하고는 운전하지 말 것을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런던에서는 얼어붙은 호수에 빠진 개를 구하려던 60대 남성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다.

영국은 1일에도 강풍과 눈을 동반한 한파가 계속되고 있어 당국이 비상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밀라노, 토리노, 피렌체 등 이탈리아 중북부 주요 도시도 이날 새벽부터 많은 눈이 내렸다.

내린 눈이 얼면서 이탈리아 남북을 잇는 A1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의 통행이 한때 통제되고, 피렌체 학교는 전면 휴교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26∼27일 로마, 나폴리에 몇 년 만에 폭설이 내리면서 이날까지 열차가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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