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페 "지치고 아프지만, 마지막까지 최선 다할게요"

입력 2018-03-01 16:56
수정 2018-03-01 16:58
펠리페 "지치고 아프지만, 마지막까지 최선 다할게요"

개인 3번째 트리플크라운…"'봄 배구' 작은 가능성 붙잡고 싶다"



(수원=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브라질 용병 펠리페 안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오히려 누적된 피로에 지칠 대로 지친 듯 보였다.

한국전력은 1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첫 세트를 내준 뒤 내리 3세트를 따내 세트 스코어 3-1(19-25 25-21 25-16 25-23)로 역전승했다.

한국전력 승리의 주역은 펠리페 안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였다.

펠리페는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36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서브 4개, 블로킹 4개, 후위 공격 13개로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하며 맹활약했다.

올 시즌 개인 3번째이자 전체 19번째의 트리플크라운이다.

경기를 마친 펠리페는 승리의 기쁨을 이야기하기 전에 "자유 시간이 별로 없어서 몸이 회복할 시간이 적었다"며 "몸이 지쳤고, 통증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몸은 거의 너덜너덜해졌지만, 이날 맹활약에서 보듯 펠리페는 매 경기에 젖 먹던 힘까지 쏟아붓고 있다.

그는 "배구 선수에게 통증은 숙명 같다고 생각한다. 아프기는 해도 부상이 없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면서 "어차피 경기는 해나가야 한다. 팀 동료들과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 결과 5위인 한국전력의 승점은 47(15승 18패)이 됐다.

'봄 배구'의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지만, 펠리페는 "아직 조금의 확률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최선을 다해서 그 작은 가능성을 꼭 붙잡고 싶다"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2018∼2019시즌에도 V리그에서 뛰고 싶다면서도 "현재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래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국전력 김철수 감독은 "펠리페가 정신적,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 텐데 참고 해주고 있다"면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펠리페와 전광인이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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