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한국, WFP에 사상 최대 460억원 공여
올해 하반기 예멘, 시리아 등 5개국에 쌀 5만t 지원
김영록 농식품 장관 "기아 해소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한국이 시리아, 예멘 등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 원조를 위해 세계식량계획(WFP)에 460억원(미화 4천250만달러)을 공여한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WFP 본부를 방문, 식량원조 업무협약을 맺고 이 같은 액수의 지원금 전달을 약속했다. 460억원은 한국 정부가 WFP에 지금까지 지원한 금액 중 가장 큰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WFP 집행이사회 특별연설에서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WFP와 함께 한국산 쌀 5만t을 기아로 고통받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할 예정"이라며 "한국의 식량원조가 국제사회의 기아와 빈곤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국은 과거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국제개발 원조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개도국들의 지속가능한 개발 지원과 국제사회의 기아 퇴치 노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WFP에 (원조를)의존하던 나라가 이제 WFP의 가장 강력한 협력국 중 하나가 됐다"며 "이는 WFP에서 우리 모두가 열망하고 있는 특별한 본보기"라고 화답했다.
한국은 1984년까지는 WFP로부터 식량 지원, 홍수 통제, 도로 건설 등의 총 23개 사업에 걸쳐 1억450만 달러 상당의 지원을 받았으나, 현재 WFP 상위 공여 국가 20위 안에 당당히 이름이 올라있다. 2016년에 한국이 WFP에 지원한 금액은 약 4천만 달러로, 이는 세계 18위 수준이다.
WFP는 한국이 이번에 약정한 공여금 460억원으로 한국 쌀 5만t을 구입, 올해 하반기에 예멘, 시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5개국에 각 1만t씩 전달할 예정이다. 또, 이날 업무협약에 따라 국산 쌀의 효율적인 전달을 위한 해상·현지운송, 배급, 관리·감독 등의 업무도 WFP가 위탁한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길버트 호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를 예방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한국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인턴십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김 장관은 우리 국민의 국제기구 진출 확대에 필요한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세계식량농업기구(FAO), WFP 등 로마 소재 국제기구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과 간담회를 마련해 애로 사항도 청취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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