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최대라고? 1조클럽 회원수는 '제자리'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상장기업의 지난해 이익이 크게 늘어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회사 수는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재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 평균)가 있는 12월 결산 상장사 302곳 중 276곳이 작년 4분기 잠정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발표했다.
이들 277개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80조6천574억원으로 2016년보다 43조59억원(31.2%)이 늘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34곳이다.
아직 실적을 내놓지 않은 기업 중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조원을 넘는 곳은 대우조선해양[042660](1조217억원) 1곳뿐이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상장기업은 35개사 안팎에 그치면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2016년에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상장사 수는 35개사로, 모두 12월 결산 법인이었다.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지만 1조클럽 회사 수는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옥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기업을 봐도 영업이익은 평균 30% 정도 늘었다"며 "그런데도 업종별, 종목별로 실적에 차이가 큰 점이 1조 클럽의 정체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컨대 반도체 호황에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4조8천489원이 늘어 실적 발표 상장사의 영업이익 증가액 중 81%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기아차나 현대차[005380] 등 자동차 산업의 이익 규모는 크게 줄고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권에 든 아모레G[002790], 롯데쇼핑[023530] 등도 위축된 모습을 보여줬다.
1조 클럽의 정체가 더는 '슈퍼스타'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에서 머물러 있는 한계"라며 "금융산업의 육성 등 산업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장사는 현대중공업에서 분할된 현대로보틱스[267250]와 삼성생명[032830], 메리츠금융지주[138040], 한국가스공사[036460], 두산[000150] 등 5개사다.
이에 비해 2016년에는 명단에 포함됐던 기아차[000270], 현대중공업[009540], 대한항공[003490], 한국타이어[161390], 아모레G, 효성[004800]은 이번에 이름이 빠졌다.
[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넘는 상장사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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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조클럽│영업이익 잠정치 │2016년 1조클럽 │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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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36,450 │삼성전자│292,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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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137,213 │한국전력│120,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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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58,748│SK │52,9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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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49,532│현대차 │51,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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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CO │46,218│SK하이닉스 │32,7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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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45,747│SK이노베이션│32,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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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40,160│신한지주│31,0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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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38,286│현대모비스 │29,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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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32,343│POSCO │28,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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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29,285│롯데케미칼 │25,4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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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29,276│기아차 │24,6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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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27,181│LG화학 │19,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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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24,685│GS │17,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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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24,616│한화│16,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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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21,858│KB금융 │16,7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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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21,567│현대중공업 │16,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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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21,300│S-Oil │16,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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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0,712│하나금융지주│16,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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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20,283│우리은행│15,7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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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20,249│SK텔레콤│15,3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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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16,906│기업은행│15,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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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15,366│KT&G│14,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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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14,261│현대제철│14,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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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13,757│KT │14,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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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 │13,733│LG │13,4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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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13,713│LG전자 │13,3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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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13,260│LG디스플레이│13,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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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보틱스 │12,952│CJ │12,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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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11,799│현대건설│11,5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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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11,792│대한항공│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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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11,326│한국타이어 │11,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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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10,339│NAVER │1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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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10,119│아모레G │10,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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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10,037│삼성화재│1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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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10,217│효성│10,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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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은 발표 실적이 아니라 증권사들의 평균 추정치로, 1조 클럽에 포함될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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