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문 대통령, 여야대표 청와대 회동 추진 시의적절하다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두 차례 만남 등 문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설명하고 안보 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여야대표 회동을 제안하기 위해 정무수석실에서 각 당 대표들의 일정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야당 대표들이 응할 경우 여야 대표 초청 청와대 회동은 다음 주 중 이뤄질 것 같다. 회동이 성사되면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과 나눈 대화를 공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여야대표들에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할 수 있도록 국회가 개헌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여야대표 회동 추진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환영할 만하다. 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 직후 여야대표들과 청와대 회동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게 조성된 남북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고 북미 대화를 견인하려면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맞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두 차례 방남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진영 간에 심각한 대립이 빚어졌고, 올림픽 폐막 후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정부가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받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받아들인 것과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 사이의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 회동을 통해 문 대통령의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외교 성과에 대해 정치권이 공유하면 야당의 공세도 누그러지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둘러싼 갈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외교·안보 현안을 주제로 한 문 대통령과 여야대표 간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도달할지 궁금해하고 우려하고 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국가적 현안에 대해 지혜롭게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여야대표들이 참여하는 영수회담을 개최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여야대표 청와대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제1야당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참석 여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9일과 9월 27일에도 여야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했지만, 홍 대표는 두 차례 모두 불참했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1 대 1 회담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회동 제안에 응할지 미지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야대표들이 만나 안보 문제에 대한 초당적인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평창 올림픽 이후 전개될 한반도 안보 상황을 걱정하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북한을 비핵화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도 상당한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대표들이 만나 안보 현안에 대한 초당적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개헌 문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봤으면 한다. 이것이 국민이 기대하는 진정한 협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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