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부역부정법' 폴란드, 반유대주의 비판 잠재우기 분주
대통령, 유대인 지역사회 방문·이스라엘에 정부 대표단 파견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폴란드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에 자국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정하는 내용의 '홀로코스트 법'(나치 부역 부정법)을 둘러싼 논란 진화에 나섰다.
폴란드 대통령은 자국 유대인 지역사회를 방문해 유대인 문화를 치켜세우고 이스라엘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 이 같은 신법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크라쿠프의 유대인 주민센터를 방문해 "반유대주의는 사회적·국가적 차원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또 "훌륭한 유대계 시인들을 비롯한 폴란드 문화의 많은 이들이 오늘날 우리가 폴란드라고 부르는 이 나라에 크게 기여했다"며 유대인 지역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폴란드에서는 최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폴란드인의 책임을 묻는 발언을 규제하는 내용의 홀로코스트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돼 반유대주의를 조장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법은 3월 초에 발효할 예정이다.
법안에 의하면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한 뒤 설치한 강제수용소 명칭에 폴란드와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벌금 또는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폴란드 정부는 28일 홀로코스트 법을 논의하기 위해 자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역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스라엘에 보낸다.
AFP통신은 이스라엘 외교부 성명을 인용, 폴란드 정부 대표단이 이스라엘 대표단과 28일 홀로코스트 법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성명에서 폴란드 대표단은 바르토시 치호츠키 외교차관이 이끌며 이스라엘 측에서는 외교부 고위 관계자 유발 로템이 대표로 나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번 대화의 목적은 역사적 사실을 보존하고 연구·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는) 이스라엘 측과 진정하고 좋은, 건설적인 대화가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치호츠키 차관은 입법 활동을 외국과 협상하는 행위가 폴란드 헌법에 위배되는 까닭에 논의의 초점이 홀로코스트 법을 바꾸는 데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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