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이 소개한 그린스펀의 '비이성적 과열' 일화
퇴임후 첫 공개석상 발언…"2% 인플레 목표 상향 어려울 것"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과거 연준 의장이던 앨런 그린스펀의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표현을 둘러싼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비이성적 과열은 미국 주가가 급등세를 타던 1996년 12월 5일 미국기업연구소(AEI) 연설에서 그린스펀이 거품을 우려하며 내놓은 발언으로, 그 후에도 증시가 과열될 때마다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2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옐런 전 의장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전임자인 벤 버냉키 전 의장과 가진 질의·응답 세션에서 그린스펀 체제에서 연준 이사로 일할 당시 '비이성적 과열'이란 표현을 처음 접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옐런은 "당시 그린스펀 의장이 사전에 그 연설문을 보여주고 의견을 물었다"고 소개하고 당시 이 표현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이 표현이 연설문의 26페이지쯤에 있었다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이 표현을 사용할 무렵이면 청중들이 이미 잠들 것으로 생각했고 그 언급은 깊이 묻힐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은 그린스펀의 발언을 들었고 즉각적인 주식 매도세가 잠시나마 나타났다.
닷컴 버블에 따른 강세장은 이후 3년간 지속됐지만 그린스펀의 경고는 예지력 있는 관점으로 인식돼 '비이성적 과열'이란 표현은 활황기에 투자자 정서를 묘사하는데 무수히 반복적으로 사용됐다.
CNBC는 이 표현이 역대 연준 의장의 발언 중 가장 많이 인용된 표현일 것이라고 전했다.
옐런은 이날 "해당 표현이 너무 약했다고 생각했다"며 "이는 내 판단 오류"라고 말했다.
한편 옐런은 연준이 수치화된 인플레이션 목표를 채택해야 한다고 본 자신의 시각 등 일부 사항에서 당시 그린스펀과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퇴임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온 옐런은 정치적 저항과 경제적 불안정 위협을 고려할 때 연준이 2%인 인플레이션 목표를 상향하는 것이 까다로운 일일 것이라며 목표 상향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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