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제한 철폐 개헌은 시진핑 주석의 최대 도박"

입력 2018-02-28 11:13
"임기제한 철폐 개헌은 시진핑 주석의 최대 도박"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임기 제한을 철폐하기 위한 개헌 시도는 시진핑 주석에게 예상 이상의 커다란 도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내다봤다.

FT는 28일 분석기사를 통해 시 주석이 그동안 전례 없는 반부패 드라이브와 대외적으로는 동중국해 등지에서 미국 및 일본과 군사적 대립을 불사하는 강경책을 구사하는 등 많은 금기를 깨뜨려왔지만 어쩌면 연임 개헌이 자신의 재임 기간 최대 도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시 주석이 개헌 시도를 통해 지난 30여 년 간 지속해온 평화적 정권 교체 전통을 깨트리는 한편 중국 사회에 찬반 세력 간 분열을 초래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시 주석의 개헌 움직임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도시 거주 엘리트층들이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해 과감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엘리트층에는 부동산 부자 등 그동안 공산당 1당 통치에 따른 최대 경제적 수혜 계층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그러나 과거 마오쩌둥 독재 문화혁명기의 혼란을 기억하고 있으며 따라서 1인 독재체제를 제도적으로 제한해온 덩샤오핑의 조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사석에서 시 주석이 살벌한 내부 권력 투쟁에서 승리하긴 했으나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부유해진 중국사회의 수요에 대처하는 정치적 수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울러 지난 25일 개헌 제안이 공표된 과정을 보면 당이 개헌 저지를 시도하는 반대파들에 의한 내부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반면 도시 근로자와 농민 계층은 시 주석의 연임 개헌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과거 덩샤오핑이나 장쩌민의 경우 주로 부유층에 신경을 썼으나 시 주석은 근로자들을 배려하고 있으며 또 후진타오의 경우 강력한 시 주석에 비해 너무 약하다는 평판을 얻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울러 시 주석의 강력한 반부패 정책과 일본에 대한 강경책도 이들 근로자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시 주석은 근로계층으로부터 받는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2기 임기 중 난제인 경제 및 재정개혁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개헌에 나선 것도 인민들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차기 전인대에서 개헌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반대표가 얼마나 나오느냐 하는 것이다.

표결을 통해 시 주석이 생각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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