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미투' 했던 미술가 강영…EBS '지식채널e'

입력 2018-02-28 10:38
10년 전 '미투' 했던 미술가 강영…EBS '지식채널e'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화두다. 그동안 숨죽이고 지내왔던 ‘당한’ 사람들이 용감하게 세상에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년 전에 이미 '미투'를 한 미술가가 있다. 2008년 성폭행당했던 사실을 폭로하고 그림과 조각으로 자신을 치유해온 강영은 오는 3월 2일 오전 1시 5분에 방송하는 EBS 1TV '지식채널e'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최근 많은 여성이 성폭력 경험을 폭로하자, 일각에서는 "왜 당시에는 말하지 않고 10년, 20년이 지나서 말하느냐"고 묻는다.

강영도 그런 시각 문에 오랫동안 어린 시절의 아픔을 묻고 지냈다. 그러나 대학 졸업, 취직 이후에도 그날의 기억은 매일 떠올랐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그림에 'The Rape'(강간)라고 적힌 제목을 발견했는데, 그 단어를 보는 것만으로 속이 후련했다고 한다. 그는 그날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미대에 진학해 고통스러운 '그 일'을 그림과 조각으로 드러냈다.

강영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상처를 드러낸 것은 2008년이다. 세상을 향해 처음 말하기까지 3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 처음 용기를 냈고, 공감과 위로를 받으며 세상 속으로 다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이제는 음성변조나 모자이크 없이 설 만큼 단단해졌다고 스스로 말한다.

강영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경험으로 이해되고 말해지는 그런 세상"을 원한다고 말한다.

3월 2일 오전 1시 5분과 3월 8일 오후 1시 5분 방송.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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