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99주년…서울 안국역 '독립운동 테마역' 변신
33인 독립선언 낭독 재현…여의도 벙커서 강제노역 조선인 조명 전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3·1 운동 99주년을 맞아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이 전국 최초로 '독립운동 테마역'으로 꾸며졌다. 이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선조의 얼을 되새기는 마라톤 대회가 마련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다양한 3·1 운동 99주년 행사가 진행된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안국역은 전국 950개 지하철역 가운데 처음으로 독립운동 테마역사로 변신했다.
시는 "이곳은 3·1 운동의 중심지였던 북촌과 인사동을 잇는 연결 거점으로 여운형·손병희 선생 등 독립운동가 집터 인근"이라며 "교육기관은 물론, 인사동 등 관광 명소가 모여 있어 교육·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안국역 지하 4층 승강장에는 김구·안중근·윤봉길·유관순·이봉창 등 시민에게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의 업적과 어록을 기록한 공간을 꾸몄다. 이를 통해 누구나 독립운동가의 삶과 정신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연내에 역사 지하 2∼3층에도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등을 주제로 한 전시·휴게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이와 맞물려 3·1절 당일 오후 2시에는 '독립운동 테마 안국역 탄생 행사'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로 이뤄진 '서울시 3·1 운동 100주년 기념 310 시민위원' 가운데 청소년 위원 33명이 직접 지하철 전동차에 타고 3·1 운동 99주년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승객에게 알린다.
가수 안치환, 개그맨 홍윤화·조승희 등은 전동차에서 미니 콘서트와 토크 행사를 꾸민다.
이날 행사는 '3·1 운동 100주년 축제는 지금부터야'를 주제로 독립운동가의 얼굴 가면을 쓴 시민들이 3·1 만세 운동을 재현하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서울시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33인 위원장과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시민위원 310단장은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맞는 3·1 운동 99주년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밝힌다.
오후 2시 30분에는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와 서울시가 제99주년 3·1절 기념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3·1 운동 민족대표 33인의 정신을 잇는 종교 대표자들이 독립선언문 낭독을 재현해 3·1절의 의미를 더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여의도 벙커 전시 공간인 'SeMA 벙커'에서도 3·1절의 뜻을 되새기는 전시가 진행된다.
이곳에서는 3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이라는 주제로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조선인을 조명하는 사진·영상·아카이브 전시가 열린다.
전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홋카이도에서 강제노동하다 세상을 떠난 115명의 조선인 희생자 유골을 한·일 자원활동가가 발굴해 고국에 안치하는 과정을 기록한 사진과 영상을 선보인다.
손승현 한국예술원 교수의 사진 140여 점, 데이비드 플래스 미국 일리노이대 명예 교수의 다큐멘터리 영상 '길고 긴 잠', 송기찬 일본 리쓰메이칸대 교수의 영상 '또 다른 고향'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일본 오사카·도쿄·삿포로 등지에서도 열릴 계획이다.
3월 2일 오후 3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이 전시와 관련된 국제 심포지엄도 열린다. 앞서 tbs TV는 3·1절 당일 낮 12시 10분과 오후 9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민주공화정, 100년의 약속'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한편, 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시유지 서대문구 의회에 세우고자 국유지 교환 작업을 벌이고 있다. 3·1 운동과 일제의 폭거를 전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가옥 '딜쿠샤'도 내년 3·1절 이전까지 복원을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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