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룰라 최측근 부패의혹으로 대선전략 난항

입력 2018-02-28 04:28
수정 2018-02-28 04:30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룰라 최측근 부패의혹으로 대선전략 난항

룰라 대체하는 '플랜 B' 흔들…좌파 후보 단일화 동력 떨어질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최측근을 둘러싸고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좌파 노동자당(PT)의 대선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연방경찰이 북동부 바이아 주의 주지사를 지낸 자케스 바기네르가 2014년 월드컵 경기장 건설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올해 대선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연방경찰은 바이아 주의 주도(州都)인 사우바도르 시내 폰치 노바 경기장 보수공사를 맡은 건설업체들이 공사 대금을 부풀리는 대가로 바기네르 전 주지사에게 8천200만 헤알(약 272억 원)의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바기네르 전 주지사는 "월드컵 경기장 공사를 이용해 뇌물을 받았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없는 허위"라고 반박했고, 노동자당은 "10월 선거를 앞두고 노동자당과 당 지도부를 무력화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2003년부터 계속된 좌파 정부에서 각료를 두루 역임한 바기네르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바이아 주지사를 지냈다.

그는 룰라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로 대선 출마가 좌절되면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과 함께 유력한 대안으로도 거론된다.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로 체포·수감되더라도 일단 그를 대선 후보로 등록하고, 이후 대선 출마가 끝내 좌절되면 '플랜 B'를 가동하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동자당은 바기네르 전 주지사를 둘러싼 의혹이 어느 정도라도 사실로 확인되면 대선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공산당(PCdoB)과 민주노동당(PDT) 등 다른 좌파 정당들이 독자 후보를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바기네르 전 주지사까지 부패혐의로 발이 묶이면 좌파 후보 단일화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사법부가 정치적인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재판 결과를 존중할 수 없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달 24일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