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연행 희생자 유해 33구 2차 '귀환'…도쿄서 추모법요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이제야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귀환하실 수 있게 됐습니다."
삼일절을 앞두고 27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도심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 시에 있는 재일동포 사찰 국평사(國平寺)에서 '일제 강제연행 조선인희생자 유골봉환 추모법요'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강제연행 등으로 일본에서 사망한 희생자 유해 33구가 위패와 함께 모셔졌다.
추모법요에 앞서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관계자와 국평사의 윤벽암 스님 등이 33명의 위패를 들고 국평사 주변을 천천히 일주했다.
참석자들은 국평사 본당에 다시 위패를 두고 추모법요를 함께했다.
윤 스님은 참석자들에게 "여기 모셔진 박무덕(1899~1941) 씨는 일본 내 시멘트 채굴공장에서 사망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추모법요는 무연고 상태로 국평사에 오랜 기간 안치된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같은 유해 봉환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8월 국평사에서 33구의 유해가 처음으로 한국으로 봉환됐다. 국평사에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선조 300여명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국평사 측은 향후에도 이러한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윤 스님은 이날 "일본에 강제연행됐던 조선인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법요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게 됐다"며 "이분들은 이곳 이국땅에서 희생된 분들 중 일부"라고 설명했다.
추모법요에서 참석자들은 유해 봉환의 의미를 함께 되새긴 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주최 측과 함께 '아리랑'을 불렀다.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水非常)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의 이노우에 요코(井上洋子) 공동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번에 추모법요를 거친 이들의 유해는 하루 뒤인 28일 한국으로 귀환한다. 김포공항에선 '환향의식'이 별도로 치러질 예정이다.
봉환위는 이들이 뒤늦게나마 고국 품에 안기는 것을 기리고자 재일동포 유해봉환단 등과 함께 다음 달 1일 광화문 광장에서 7대 종교와 생존 독립지사, 독립유공자 후손, 시민사회 등과 '국민추모제'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모제가 열린 다음날인 3월 2일에는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서울시립 승화원에 유해를 안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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