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세운 '효순·미선 추모비' 부대내로 옮겨달라"
평화공원추진위, 미대사관에 요청…사고 현장에 조만간 공원 착공
(양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을 추모하기 위해 미군 측이 사고현장에 세운 추모비가 조만간 이전될 전망이다.
27일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는 사고현장 앞에 조성 중인 공원 착공을 앞두고 미군 측에 추모비와 기념비 이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는 지난해 시민 모금으로 1억여원을 마련해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사고현장 앞 부지(367㎡) 매입을 완료했다. 이 부지에는 미군 측이 추모비를 세운 부지도 포함됐다.
미2사단은 2002년 9월 미군 장병들의 성금 등으로 사고현장에 폭 1.5m, 높이 2m 크기의 추모비를 건립했다.
당시 두 여중생의 안타까운 죽음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개최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인 미군 측의 추모비는 국민 정서상 맞지 않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 측은 이 추모비를 철거해야 설계상 공원 진출입로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런 입장을 미 대사관과 미군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평화공원 내에는 6년째 서울 서대문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에 임시로 세워둔 시민추모비를 옮겨 세울 계획이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 관계자는 "미군 추모비를 미2사단 내로 이전해줄 것을 지난달에 요청했는데 아직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미군 추모비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 미군 스스로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심미선·신효순양은 2002년 6월 13일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지방도 2차로를 따라 걷다가 훈련 후 복귀 중이던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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