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손 올린 선배' 어느 평범한 여대생의 두려운 미투 동참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여학생이 선배로부터 당한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했다.
광주 한 대학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판에 최근 '저는 A 대학 재학 중인 평범한 여학우입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아직 많은 용기도 없고 손가락질, 보복 등이 두려워 익명으로 하게 됐다"며 선배로부터 당한 성추행 내용을 고발했다.
이어 "학교활동을 하며 졸업하신 선배들과 술자리가 잦았는데 어떤 하루는 우연히 모 선배 옆에 앉게 됐다"며 "그런데 술을 마시며 자꾸 제 팔뚝 어깨와 허벅지를 쓰다듬으시고 나중에는 그냥 허벅지 위에 손을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자 선배가 눈치를 채고 건네준 쿠션을 다리에 올리고 그 위에 제 손을 올리고 있었다"며 "그런데 쿠션 위의 제 손을 덥석 잡으시며 정말 자연스럽게 얘기를 이어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너무 당황했다. 어린 딸아이 2명이 있고 사진도 보여줬던 선배였다"며 "이건 흔히 겪는 성희롱인데 많은 여학우가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생은 또 남학생들에게서 듣는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남학우들한테만 듣는 말인데 '살 좀 빼라', '엉덩이 또는 허벅지 좀 봐라, 엄청나게 두껍다', '턱살 봐라, 그만 좀 먹어라' 등의 말을 쉽게 한다"며 "심지어 어떤 선배는 '살이 포동포동 말랑말랑 쪄서 껴안기 좋으냐'고 저를 안고 있던 여학우에게 그런 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말이 성희롱이란 걸 모르시나요, '섹시하다, 자고 싶다' 등 자극적인 말들만이 성희롱이 아니다"며 "보통 남학우들은 친근의 표시로 그런 말을 장난스레 건넨 거라고 하지만 정말로 역겹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학교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다"며 "이러한 일은 가해자의 잘못이지 결코 피해자의 탓, 또는 조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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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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