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드론, 규제에 묶여 초고층 건물 불 나도 '무용지물'
항공안전법상 '사전승인' 받아야…부산시 불합리한 규제 개선 건의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초고층 빌딩이 많은 부산은 화재 등 초고층 빌딩과 관련한 재난 발생 위험이 전국 어느 도시보다 높다.
하지만 40층 이상의 고층빌딩에서 재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소방용 드론을 즉시 띄울 수 없어 초기 대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시는 소방용 드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비행 사전 승인을 의무화한 항공안전법 개정 등을 관련 기관과 중앙정부에 건의했다고 27일 밝혔다.
현행 항공안전법에는 비행제한 공역이나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하는 고도(150m, 약 40층 높이) 이상의 공역에서 소방용 무인비행장치를 띄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 기관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화재 등 긴급한 재해(재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소방용 드론을 띄워 곧바로 화재 진압이나 촬영 등에 활용할 수 없고 사전승인을 받아야만 드론을 띄울 수 있다는 얘기다.
40층 이상 초고층 빌딩 화재 등 재난 상황에서는 고가사다리 등 기존 장비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소방용 드론으로 재난 상황을 확인하고 진압하는 등 즉시 대응이 필요하지만 사전 승인을 받느라 자칫 초기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크다.
이는 군용이나 경찰용, 세관용 무인비행장치의 경우 항공안전법 제131조 2항 무인비행장치의 적용 특례조항에 따라 승인 없이 비행할 수 있도록 한 규정과도 차별돼 불필요한 규제로 꼽힌다.
부산시는 항공안전법 특례조항을 개정해 소방용 드론에 대해서도 군용, 경찰용, 세관용 드론과 마찬가지로 사전승인 없이 비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김희영 부산시 혁신개발본부장은 "소방용 드론은 긴급상황에서 필요한 장비지만 사전 비행승인을 받느라 제때 이용할 수 없어 활용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관련 기술 개발에도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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