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라면 맨손으로 총기난사 현장에 뛰어들었을 것"
총기참사 부적절 대응 비판받는 경찰 향해 "역겹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총격 참사 당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미 경찰에 대해 '역겹다'(disgusting)는 표현을 써가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국 주지사들과 만나 총기참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만약 내가 그곳(사건 현장)에 있었다면, 무기가 없었어도 현장으로 뛰어갔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닥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난 정말 무기가 없는 상태였을지라도 (사건현장으로) 뛰어갔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방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도 다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들의 상황 대처 능력에 대해서도 "솔직히 역겨웠다"며 극도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들은 틀림없이 명예훈장 수상자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반응은 지난 14일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 참사 당시 경찰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일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고교 학교 지원 경찰관이었던 스콧 피터슨은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가 건물 안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동안 건물 밖에서 머뭇거린 채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브로워드 카운티 경찰국 소속 무장 경찰관 3명도 건물에 들어가지 않고 경찰차 뒤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참사 대응 방안의 하나로 자신이 교사무장 방안을 제안해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한 해명 발언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헤드라인은 '트럼프가 모든 교사의 총기무장을 원한다', '트럼프가 교사들이 총을 갖길 원한다' 등으로 나오지만 난 교사들이 총을 갖길 원하지 않는다"며 "타고난 소질이 있는, 매우 잘 훈련된 교사들에게만 총기를 주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예전에는 '폭발 직전의 보일러'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정신병원 시설에 보내는 것이 비교적 쉬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미 전역에서 정신병원 시설들이 폐쇄되는 현실이 재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시설이 더 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정신병원 시설들에 대한 이야기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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